[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지난 2년 간 퓨처스리그서 9홈런에 그쳤던 구자욱(23)은 어떻게 거포로 변신했을까. 천부적인 타격능력에 더해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빠르게 프로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는 학습능력, 그리고 노력까지 더해진 결과였다.
구자욱은 올 시즌 타율 3할2푼9리 9홈런 34타점 49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맹활약을 하고 있다. 타율은 최형우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이며 전체 8위의 성적. 득점은 팀 4위인 동시에 리그 14위의 성적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올해가 프로 4년차인 구자욱이 치르는 첫 프로 시즌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미 구자욱은 삼성의 새로운 히트상품인 동시에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김하성과 함께 리그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신인으로 거듭났다.
↑ 사진=MK스포츠 DB |
리그 10위권 내에 각 팀을 대표하는 쟁쟁한 슬러거들이 줄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자욱 역시 거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구자욱은 홈런은 부문 공동 28위에 그치고 있지만 2루타는 21개를 때려 리그 공동 5위에 올라있다. 3루타도 2개를 쳐냈다. 장타력에 더해 준수한 주력까지 살려낸 결과. 주력을 감안해도 구자욱이 점점 거포로 변신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구자욱이 지난해 퓨처스리그 75경기서 단 3홈런에 그쳤던 타자라는 점이다. 지난해 구자욱은 상무소속으로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하며 정확도 높은 타격능력을 뽐냈다. 하지만 홈런은 많지 않았다. 물론 14개의 2루타와 6개의 3루타를 때려내며 5할2리라는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으나 2군 기록이었다. 올해 1군에서 더 많은 홈런과 2루타를 때려낼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적었다. 구자욱이 상무 소속으로 2년간 때린 홈런이 올 시즌 전반기를 지나지 않은 시점과 동일한 9홈런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스스로는 두 가지 변화를 크게 꼽았다. 구자욱은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아졌다”며 “삼성에 복귀한 이후 코치님들의 지도하에 몸 쪽 공에 대한 스윙이 보다 간결해지고 정확해졌다”고 설명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실제로 캠프에서 가장 기대주로 꼽힌 구자욱은 늦은 시간까지 가장 열심히 훈련을 한 선수이기도 했다. 기대와 함께 동시에 엄격한 지도를 받으면서 스스로 계속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군 입대 2년 동안 가까이서 구자욱을 접하지 못했던 코치들도 그의 타고난 재능보다 성실한 모습에 더욱 높은 점수를 줄 정도였다.
마음가짐도 중요했다. 구자욱은 “삼성에 복귀하고 나서 김한수 타격 코치님께 ‘똑딱이 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가 되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 스스로도 느낀 부분이 많아서 정확도를 살리면서 장타를 많이 때리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지만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 맞히는데 집중했던 구자욱이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자 특유의 정확도 있는 타격능력이 더해지면서 많은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을 당시에도 구자욱은 김한수 코치와 함께 끊임없이 타격폼에 수정을 했고, 시즌 초의 일시적인 슬럼프를 잘 이겨냈다.
아직 구자욱은 거포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높은 헛스윙 비율 등은 풀어야 할 숙제. 하지만 정확도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출루율(0.405, 12위) 마저 높은 구자욱이다. 장타율이 더 높아진다면 점점 무서운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것은 구자욱이 아직 프로 첫 시즌의 전반기도 치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 사진=MK스포츠 DB |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