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서민교 기자] “아저씨!”
11일 일본 지바현의 지바롯데 마린스의 홈구장인 QVC 마린필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지바롯데 선발투수 가라카와 유키(26)가 훈련을 마친 뒤 더그아웃을 향하다 한국인 투수 이대은(26·지바롯데)을 보고 소리 친 말이다.
이대은은 팀 내에서 ‘아저씨’로 통한다. 잘생긴 외모에 189cm·90kg의 원칠한 체격. 어디를 봐도 아저씨라는 연상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특히 체격이 크지 않은 일본에서의 아저씨라면 더 그렇다. 심지어 이대은은 미래가 창창한 미혼의 남자.
↑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 전 지바롯데 이대은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
그런데 왜 가라카와는 이대은을 ‘아저씨’라고 불렀을까. 이대은은 “갑자기 언젠가부터 아저씨라고 불러서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원빈이 나온 영화 ‘아저씨’를 보고 날 그렇게 부른 거더라”고 말했다. 한류의 주역이기도 한 ‘원빈’을 닮아 ‘아저씨’라고 불렀던 것.
정작 이대은은 아직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은은 “인기가 많다고 하는 기사를 보고 듣긴 했다. 그런데 난 인기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실 인기가 많은 것 같지도 않다. 전혀 못 느끼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가라카와의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단지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팀 내에서 선수들과 친분을 쌓으며 적응을 잘해나가고 있다는 방증. 이대은은 “일본 생활은 적응이 잘 되고 있다. 동료들하고도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해졌다. 내가 원래 적응을 잘한다”며 “동료들도 일본말이 빨리 는다고 하더라”고 가볍게
하지만 이대은이 체감하는 일본에서의 적응은 실력과 비례했다. 이대은은 “야구가 잘 되면 재밌고, 야구를 못하면 재미가 없는 것 같다”며 외모와 인기보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 이대은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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