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17일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유독 내내 붙어 다니는 두 선수가 있었다. LG 투수 이준형(22)과 kt 투수 이윤학(21)은 몸을 풀거나 물을 마실 때 서로를 찾아다녔다.
오늘은 소속이 다른 ‘적’이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끈끈한 ‘동지’였다. 둘은 지난 2013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에서 만났다. 이준형은 삼성을, 이윤학은 LG를 떠나 kt라는 새 집에 입주했다. 그리고 둘은 한방에 배치됐다. 룸메이트로 각별하게 지냈으나 지난 4월말 트레이드로 이준형이 LG로 가면서 갑작스런 이별을 맞았다.
이들에게 퓨처스 올스타전은 ‘재회의 장’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운 감정이 앞섰다. 둘은 내내 붙어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미소를 지었다. 둘은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그렇다”라며 서로 구박(?)을 하기도. 말은 그렇게 해도 같이 있는 시간이 참 소중했다. 이윤학은 이준형에 대해 “인간적으로 좋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게. 원래 밝았는데 지금은 좀 더 밝아진 것 같다”라고 칭찬을 늘어놓기도.
↑ 지난 17일 퓨처스 올스타전서 만난 이준형(왼쪽)과 이윤학. 오랜만의 재회에 즐거움이 가득이다. 사진(수원)=강윤지 기자 |
이윤학은 트레이드로 헤어졌던 날을 떠올리더니 “떨어져야 한다니 눈물을 흘릴 뻔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준형이 “아니다”라며 “목소리 들어보니까 아무렇지 않던데. 얘는 잘 안 운다”라며 맞받아쳤다.
‘투닥투닥’을 멈출 줄 모르는 그들에게 서로 배우고 싶은 점은 없냐고, 훈훈함을 강요할 작정으로 물으니 의외로 쉽게 답변이 나왔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이윤학. “(준형이형이)던질 때 워낙 몸을 잘 쓴다. 나는 약간 상체 위주로 하니까 전체적으로 투구 동작에서 힘을 전달 잘하는 걸 배우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훈훈한 풍경이 아니다. 친하다보니 장난이 먼저였다. 이준형은 “일단 얘는 몸이 좋다. 캐치볼도 같이 많이 했는데 공이 굉장히 묵직하다. 그런 게 부럽다. 그래서 저도 살 좀 많이 찌려고 하는데 살찌는 방법을 안 알려준다”라고 핀잔을 줬다.
각자의 전반기는 어땠을까. 이윤학은 “전체적으로 잘된 것도 있고 아직 못 이룬 것도 있는데 구속이 좀 올라와 다행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준형의 발전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이준형은 “차근차근 좋아지고 있는데 욕심이 좀 많아서 그런지 경기를 하다 화가 많이 날 때가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까 (스스로에게)화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2년간 쉬다가 다시 던지고 있으니까 그건 정말 좋다”라고 웃었다.
미래를 인정받은 퓨처스 올스타, 목표는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1군 선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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