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기타규슈) 이상철 기자] 일본 프로생활 4년차 이대호(소프트뱅크)와 1년차 이대은(지바 롯데)의 2015시즌 전반기 성적표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이대호는 커리어 하이를 찍을 태세고, 이대은은 누구보다 빠른 승수 쌓기 페이스를 과시했다. 하지만 전반기에 대한 ‘자평’은 달랐다. 이대호가 만족한 반면, 이대은은 불만족스러워했다.
이대호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겪었지만, 5월 들어 반등했다. 전반기 타율을 3할3푼1리까지 끌어올렸다. 아키야마 쇼우고(3할7푼5리·세이부)와 야나기타(3할6푼7리·소프트뱅크)가 워낙 ‘대단한’ 타격감을 자랑해서 그렇지, 센트럴리그에서 수위타자를 다툴 정도다(1위는 요코하마의 쓰쯔고 요시토모, 3할4푼).
↑ 이대호는 타율 3할3푼1리 19홈런 60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소프트뱅크의 단독 질주에 이바지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전반기였다. 사진(日 기타규슈)=옥영화 기자 |
이대호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기록은)시즌을 마친 뒤에야 살펴보는 것이다. 전반기 81경기 중 2경기만 빠지며 팀에 기여했다. 전반기를 돌아보니 개인 성적도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만족도가 꽤 높다. 개인 성적도 좋지만 팀 성적이 더 좋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50승 3무 28패(승률 .641)로 퍼시픽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닛폰햄이 지난 20일 라쿠텐에 덜미가 잡히면서 승차는 4경기로 벌어졌다. 상, 하위를 고르지 않고 터지는 타선인데 그 중심에 이대호가 버티고 있다. 공헌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이대은도 자신의 이름을 다시 떨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일본에 진출해, 첫 시즌을 잘 보내고 있다. 8승을 거두며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에 이어 다승 공동 2위다. 팀 내 가장 많은 승리를 땄다.
8승은 역대 일본 무대 한국 투수 최다 승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1998년의 故 조성민(요미우리)과 2001년의 구대성(오릭스)가 세운 7승이었다. 그가 승수를 쌓을 때마다 기록이 경신된다.
지난 6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뒤 안정감을 찾았다. 최근 9경기 10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렸다. 지바 롯데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이대은 관련 상품이 출시되는 등 팀 내 위상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대은은 불만족스럽다.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 때문은 아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 팀 사정상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우선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찬찬히 살펴봐도 스스로 성적표가 성에 차지 않는다.
↑ 이대은은 일본 진출 첫 해 8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마쳤다. 팀 내 최다 승이지만 이대은은 만족스럽지 않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
그래도 완전 ‘꽝’은 아니다. 만족스러운 건 전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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