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5일 프로야구 종합)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때문에 첫 승의 환희를 잊지 못한다. 평생토록. 스무 살 동갑내기 투수는 19경기를 치렀지만 패전투수만 경험했다. 도전은 계속됐다. 19전 20기. 그리고 마침내 웃었다.
박세웅(20·롯데)은 ‘거인’이 되어갔다. 조금 더 성장했다. 25일 광주 KIA전에서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66일 만에 깨끗한 설욕이다. 지난 5월 20일 1회도 못 버티고 자신을 울렸던 호랑이를 능수능란하게 다뤘다. 호랑이의 발톱과 이빨 공격에 상처는 크지 않았다.
6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 3회와 4회, 5회 시련은 계속 찾아왔지만 이번에는 이겨냈다. 더욱이 오늘 만큼은 하늘도 박세웅의 편이었다.
↑ 롯데의 박세웅은 프로 통산 20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24일까지 19경기 7패가 그의 이력이었다. 19에서 20으로 경기수가 바뀌면서 ‘공란’이던 승수에 1이 새겨졌다. 롯데는 3연패도 탈출하며 KIA와 1.5경기 차로 좁혔다. 반면, KIA는 토요일 밤의 열기가 싫다. 7월 들어 토요일 전패.
박세웅이 부러울 법한 김민우(20·한화)다. 대전에서 박세웅보다 더 화려하게 빛났으나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구원에서 활동하다가 그의 생일을 맞아 데뷔 첫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그의 스무 번째 경기였다. ‘너 처음이 맞니?’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빼어났다. 삼성 타자들은 배트만 들고 춤을 췄다.
7월의 사나이였다. 이달 0점대 평균자책점(0.82)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피안타는 제로(0). 노히트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한화가 2-0으로 앞선 5회 2사 2루에서 공을 박정진에게 넘겼다. 첫 승의 위해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서. 박정진이 안타를 맞으며 선행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김민우의 7월 평균자책점만 1.15로 올라섰다.
김민우는 첫 승을 놓쳤으나 한화는 46번재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1점 차의 승부 속에 박정진, 송창식, 권혁, 윤규진 등 필승카드를 모두 꺼내 삼성을 4안타로 잠재웠다. SK를 제치고 5위로 점프, 17번째 매진을 이룬 홈팬과 함께 기뻐했다. 삼성은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2위 NC, 3위 두산과 각각 0.5경기 및 1경기 차에 불과하다.
↑ 한화의 김민우는 프로 통산 20번째 경기에서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었다. 노히트의 환상적인 투구였지만 아웃카운트 1개가 모자라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사진=MK스포츠 DB |
에릭 테임즈의 발이 두산 내야진을 뒤흔들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며 3루까지 내달리더니 내야 땅볼에도 공보다 더 빨리 홈을 밟았다. 이후 NC는 안타 2개와 실책, 희생타를 묶어 3점을 더 보탰다. 그리고 5회 나성범이 시즌 17호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불을 완벽히 꺼트렸다. 시즌 18세이브로 윤석민(KIA)과 함께 공동 선두. 이재학은 35일 만에 시즌 4승째(4패)를 거뒀다.
한편, 12호 태풍 ‘할롤라’의 영향으로 잠실 kt-LG전과 목동 SK-넥센전은 이틀 연속 취소됐다
이 경기는 추후 편성될 예정이다. 62경기나 우천 순연되면서 향후 일정도 복잡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월부터 월요일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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