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정대현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또 다시 뒷문을 걸어 잠그지 못했다. 불펜이 또 다시 고민인 셈이다.
롯데는 2일 수원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장시간 경기(5시간15분)를 펼치고도 연장 12회 끝에 9-10,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가 아쉽게 패배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됐다. 바로 넉넉하게 리드를 하고 있다가 동점을 허용하고, 다시 리드를 잡고,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내준 뒤 연장 끝에 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베테랑 잠수함 투수 정대현(36)이었다.
↑ 롯데 자이언츠 정대현.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롯데는 7회초 공격에서 다시 2점을 보태 다시 5-4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정대현은 7회에도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6회 부진한 투구를 만회할 기회였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7회 정대현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장성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월 솔로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5-5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정대현은 후속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내주진 않았지만, 아쉬움은 진했다. 롯데 벤치가 정대현에게 기대했던 역할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대현 자신에게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등판이었다. 올 시즌 1군 두 번째 등판에서 경기 흐름을 끊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시즌 첫 등판에서 보여줬던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249일만의 1군 등판이었던 지난 28일 사직 LG전에 나가 1이닝 무안타 2탈삼진으로 첫 홀드까지 챙겼다. 3-0으로 앞선 7회 무사 1루 상황이었다. 이날 롯데 두 번째 투수였던 강영식이 박용택에게 안타를 맞은 뒤였다. 올 시즌 유독 뒤가 불안한 롯데 불펜이었기 때문에 자칫 LG쪽으로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대현이 단지 14개의 공을 던지며 퍼펙트 피칭으로 흐름을 끊어버렸다. 올 시즌 롯데에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 중 하나인 승부처에서 흐름을 끊어주는 역할을 투수가 나타난 것
kt와의 경기에서도 2점차 리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흐름이 중요했다. 하지만 정대현은 다시 그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불펜이 붕괴되며 연장 12회말 김상현의 끝내기 안타로 패하고 말았다. 또 다시 불펜이 고민으로 떠오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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