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 “다승왕 타이틀? 솔직히 욕심은 나지만...”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김원익 기자] “솔직히 욕심은 나지만 이미 쌓은 것들의 절반은 내 힘이 아닌 팀이 만들어 준 것이다. 타이틀보다는 이제 팀에 보답하고 싶다.”
일본 진출 첫해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순항하고 있는 이대은(26·지바 롯데)의 솔직한 속내였다. 어느덧 시즌 9승(2패)으로 다승 선두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영광스러운 타이틀에 욕심이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완벽한 활약을 통해 올린 승수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기에 이제는 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이대은이었다.
이대은은 지난 5일 일본 지바현 QVC마린필드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6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역투를 펼쳐 팀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달 30일 세이부전 7이닝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 복귀전 포함 선발로 돌아온 이후 2경기 연속 위력투다. 특히 최근 계투로 나선 경기 포함 2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의 가파른 페이스로 평균자책점도 3.29까지 떨어뜨렸다.

↑ 이대은이 다승왕 타이틀 도전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사진(日 지바)=김영구 기자

하지만 경기 종료 후 현지에서 만난 이대은은 먼저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대은은 “오늘 사실 운이 좋았다. 아쉽다기 보다는 이정도로 잘 버틴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경기인 것 같다”며 다소 박한 평을 내렸다.
이날 이대은은 4개의 볼넷을 허용했는데 특히 경기 초반 제구가 좋지 않았다. 이대은 스스로도 “경기 초반에 제구가 너무 좋지 않아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힘들었다. 초반부터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았던 것 같다”며 “중반 이후에 조금씩 좋아졌고 또 변화구 비중을 늘려가면서 경기를 풀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대은은 5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하지 않았다. 특히 중반부터는 150km 넘나드는 강속구와 130km 중후반대의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강렬한 호투를 펼쳤다. 선발 복귀 이후 2경기 13⅓이닝 16탈삼진의 인상적인 위력투다.
이대은 역시 “그래도 포크볼은 오늘 잘 들어갔던 것 같다. 감이 좋았다. 그래서 경기가 진행될수록 포수한테 더 적극적으로 사인을 요구했고 그걸 바탕으로 타자들을 상대해나갔던 것 같다”고 했다.

↑ 사진(日 지바)=김영구 기자

아쉬운 것은 앞선 경기까지 이대은에게 화끈한 득점 지원을 해줬던 타선의 침묵. 지바롯데 타자들은 전날 오릭스 에이스 가네코 치히로에게 7이닝 동안 단 1안타로 막히며 2안타 영봉패로 침묵했다. 이날도 산발 안타를 기회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답답했다.
이대은은 이날 전까지 9승으로 제이슨 스탠드릿지(한신), 다케다 쇼타(소프트뱅크)와 함께 다승 2위에 올라있었다. 만약 승리를 추가, 10승 고지를 밟았다면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 11승)에 이은 리그 다승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타이틀 도전에 대한 솔직한 속내는 절반의 욕심과 절반의 책임감이었다. 이대은은 “사실 사람인 이상 타이틀에 왜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이기는 건 언제나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쌓은 승리들의 절반은 사실 팀이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타이틀을 신경 쓰기 보다는 이제 팀에 받은 것들을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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