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4일 김기태(46) KIA 감독은 고심이 가득했다. 당시 거침없는 6연승을 내달리던 호랑이군단이었다. 그럼에도 고민스러운 건 외국인 투수 에반 믹(32)의 보직이었다.
구원으로만 5경기에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투구 이닝을 늘리면서 선발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에반은 미국 무대에서 오랫동안 불펜 자원(메이저리그 선발 0경기-불펜 179경기)이었다. 그 강점을 살려 KIA의 약점인 허리를 튼튼히 했다. 그 매력에 풍덩 빠진 KIA였다.
선발과 불펜, 그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던 김기태 감독은 하루 뒤 결정했다. 에반의 선발진 이동. 에반은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리고 다시 하루 뒤, 6일 광주 kt전에 KBO리그 선발 데뷔 무대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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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반은 6일 광주 kt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선발투수로서 투구수 조절이 중요했다. 5회까지는 67개. 첫 선발승 요건까지 갖췄다. 하지만 한 경기에 많은 공을 던지던 투수는 아니었다. 공을 계속 던질수록 힘은 떨어졌다. 68번째 공부터 확연히 차이가 났다.
오정복을 몸에 맞히는 공으로 출루시키면서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이대형과 앤디 마르테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첫 실점. 구위 저하에 이어 제구까지 불안했다. 그리고 첫 만루 위기.
KIA는 투수 교체가 아닌 에반을 고수했다. 믿음이었다. 장성우에게 희생타를 허용, 2-0의 스코어는 2-2가 됐다. 에반의 승리투수 요건은 사라졌다.
마운드 위의 에반은 상당히 위태로워보였다. 그러나 무너지진 않았다. 박경수와 박기혁에게 절묘한 변화구로 연속 삼진을 잡으며 포효했다. 투구수는 97개였다. 6회에만 30개를 던지긴 했으나 스트라이크 61개와 볼 36개로 제구가 상당히 잘 잡혔다.
6이닝 2실점. 첫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QS)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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