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요즘 관심이요? 무조건 열심히 해야죠.”
‘리빌딩’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LG 트윈스에서 가장 뜨는 기대주는 외야수 서상우(26)다. 타격 재능은 입증했다. 문제는 나머지 과제다. 아직 미완의 기대주에 불과하지만, LG의 매년 반복된 타격 부진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서상우는 올해 해성처럼 등장한 타자다. 지난 2012년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그 해 6경기에 출전했으나 기록은 5삼진 1병살타로 초라했다. 그랬던 서상우가 군 복무(상무)를 마치고 돌아온 3년 뒤 LG 미래 거포의 또 다른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베테랑 좌타자가 많은 LG에서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할 꼭 필요한 존재다.
↑ LG 트윈스의 새로운 좌타거포 기대주 서상우. 사진=MK스포츠 DB |
서상우의 OPS(장타력+출루율)는 무려 1.364에 달한다. 홈런 2개와 2루타 3개를 포함해 장타력은 무려 7할9푼3리를 찍었고, 출루율도 5할7푼1리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도 3할3푼3리를 올렸다.
서상우는 올 시즌 첫 타석부터 화려했다. 지난 6월19일 목동 넥센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 결승 투런 홈런이었다.
서상우는 언더투수에 강한 타자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올 시즌 타석에서는 아니다. 투수 유형별 기록을 살펴봐도 단점을 지우고 있다. 언더투수 5할3푼8리(13타수 7안타), 좌투수 5할(6타수 3안타), 우투수 4할(10타수 4안타) 타율로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좌투수에 약하다는 편견을 깨고 우투수보다 더 높은 타율을 찍었다.
서상우는 이력이 다양하다. 투수를 제외하고 포수, 내야수, 외야수를 모두 경험했다. 반대로 확실한 자신의 포지션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늘 반쪽짜리 선수였던 셈이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수비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해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서상우가 풀타임 주전으로 팀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비와 주루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경험 부족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지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양상문 LG 감독은 서상우에게 1루수 미션을 던져놓은 상태다. 서상우는 “1루수 연습을 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상무 시절 1루수를 맡은 경험은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올해는 1루 수비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프로 데뷔 이후 부쩍 늘어난 관심에 대해서도 무감각했다. 그는 “사실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는 것을 제외하면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느낌은 잘 없다”며 “지금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너무 열심히 하려던 넘친 의욕의 결과는 혹독했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과욕이 화를 불렀다. 프로 데뷔 이후 첫 4번 타자 선발 출장의 부담도 작용했을 터. 그는 두 차례 어이없는 주루 미스로 경기 흐름을 깼다. 결국 LG는 3연승 문턱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
LG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타거포 내야수 최승준(27)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승준은 시즌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 7푼7리의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2군으로 내려갔다. 최승준은 퓨처스리그에서 부상으로 들쭉날쭉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48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11홈런 52타점 28득점을 기록했다.
LG의 해묵은 숙제는 토종 거포 찾기다. 박병호(넥센)에 이어 정의윤(SK)마저 떠나보냈다. 서상우와 최승준은 1루수로 포지션이 겹친다. 최승준은 아픔을 겪었고, 서상우는 이제 뜨고 있다. 새로운 경쟁 체제에 돌입한 LG 미래의 거포 1루수 자리는 누구의 차지가 될 수 있을까. 서상우에게 쏠리는 기대가 적지 않다.
당장 올해가 아닌 내년, 한 살 터울인 두 우타와 좌타 거포를 모두 건진다면 금상첨화의 소득이다.
↑ 올 시즌 개막 전 최고의 기대주로 꼽혔던 LG 트윈스 우타거포 내야수 최승준.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