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그토록 바랐던 1군 경기였다. 간절함 속에 이뤄진 1042일 만의 등판, 하지만 달콤한 꿈과 달리 현실은 냉혹했다. 정인욱(25·삼성)은 고개를 푹 숙였다.
삼성은 지난 8일 경기가 우천 순연됐다. 10일 ‘월요일 경기’를 하게 되면서 16일까지 8연전을 치러야 했다. 선발진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14일 광주 KIA전에 정인욱 카드를 꺼냈다.
정인욱의 1군 출장은 무려 1042일 만이다. 2012년 10월 6일 광주 KIA전이 마지막 등판 경기였다. ‘예비역’이 된 뒤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물음표가 따라 붙은 게 사실. 정인욱은 시즌 전 6선발 후보로 꼽혔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게다가 어깨가 아파 3개월 동안 공을 못 던졌다.
↑ 삼성의 정인욱은 14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1042일 만이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치고는 허탈한 결과였다. 사진=MK스포츠 DB |
KIA는 정인욱의 높은 피안타율을 체크하면서도 은근 신경을 쓰기도 했다. ‘군 미필’ 시절 정인욱 또한 호랑이 전문 사냥꾼이었기 때문. 통산 KIA전 12경기에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첫 이닝만 해도 류 감독이 반색했다. 투구수(23개)가 다소 많긴 했지만, 신종길과 브렛 필을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였다. 2회에도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으며 ‘돌아온 킬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가 싶었다.
하지만 3년의 시간은 꽤 길었다. 담배 피던 시절의 호랑이가 아니었다. 나지완부터 시작해 나지완으로 돌아온 타순(10명)에 호되게 당했다.
2회 나지완에게 2루타를 맞고 김호령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9경기 연속 무안타의 이홍구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3회에도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또 3실점을 했다.
6실점에도 삼성은 정인욱을 4회에도 밀어붙였다. 그러나 ‘악수’였다. 정인욱의 명예회복은 없었다.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만루, 더 이상 인내할 수 없었다.
바통을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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