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신현식 기자] 원조 핵잠수함 박정현(46)과 SK 와이번스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24)이 인천에서 만났다. 두 잠수함 투수는 서로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며 애정을 느꼈다.
박정현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와의 경기에 앞서 박종훈과 함께 시구를 했다.
시구에 앞서 박정현은 SK 더그아웃에서 박종훈에게 자신만의 ‘언더핸드 투수론’에 대해 설명했다
↑ 박정현은 15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시구자로 선정됐다. 시구에 앞서 박정현은 SK 덕아웃에서 박종훈에게 자신만의 ‘언더 투수론’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인천)=신현식 기자 |
두 사람은 어색했던 첫 만남도 잠시, 언더핸드 투수에 대한 얘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박정현은 국내에 몇 없는 잠수함 투수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박종훈을 향한 애정 어린 눈빛이 가득했다.
박종훈은 가장 먼저 언더 투수의 ‘몸 관리법’에 대해 물었다. 언더 투수는 투구폼 특성상 선수 생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다. 박정현은 “언더 투수는 뒷근육과 옆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며 “투구 폼 특성상 연골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연골이 상하지 않도록 평소에도 많은 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정현은 허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정현은 “언더 투수의 핵심은 허리다. 허리 단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로 같은 투구 폼을 가졌지만 상세히 들어가 보면 둘은 미묘하게 달랐다. 박정현은 “TV에서 박종훈의 투구폼을 보면 나와 조금은 달랐다. 박종훈은 최대한 몸을 아래로 숙여 공을 채어서 던지는 투구폼이었다. 나는 조금 덜 숙이지만 릴리스 포인트를 앞까지 최대한 끌고 나가서 던졌던 스타일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종훈에게 “그 투구폼으로는 싱커성 볼을 던지기 힘들겠지만 싱커를 연마해라. 그 대신 싱커만 던져서도 안 된다”라고 말하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박정현은 말을 아끼기도 했다. 코치가 아닌 입장에서 기술적인 조언은 아무래도 머쓱하다. 박정현은 “조웅천 코치가 선수시절 잘했고 열심히 했으니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많은 것을 배워라”라고 후배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했다.
이날 두 언더 투수는 서로의 ‘신기한’ 평행이론을 알게 됐다. 박정현은 중학교 3학년 시절 신장이 188cm에 몸무게가 65kg이었다. 박정현은 “내가 언더로 던지기 시작한 게 중3이었다. 키는 큰데 몸무게가 안 받쳐줘서 오버투수로는 힘을 낼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오버로도 던지곤 했지만 결국 언더투수가 되길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정현의 언더투수가 된 계기를 들은 박종훈은 “오! 저도 그랬습니다”고 말하며 연거푸 “신기하다”는 말을 꺼냈다.
언더 투수였던 박정현은 1988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현대 유니콘스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거쳐 SK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상무에서 5년간 코치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당시 제자였던 포수 정상호와 짧은 안부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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