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에인절스 우완 제러드 위버는 대표적인 ‘느린공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을 넘지 않으면서도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위버의 이번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5마일(136km), 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3.4마일(133.44km)이다. 이밖에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구속만 보기에는 별로 위력적이지 않을 거 같지만, 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6 1/3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다섯 번째 승리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34.
↑ 제러드 위버는 이번 시즌 18경기 중 9경기에서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위버는 뛰어난 커맨드 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이 마운드 위에서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릴 거 같으면 패스트볼을 이용해 다시 유리한 카운트를 되찾는 등 볼카운트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며 위버의 투구에 대해 칭찬했다.
같은 팀의 불펜 투수인 조 스미스도 “사람들은 모두 구속에 대해 얘기하지만, 위버는 던지는 법을 알고 아웃 잡는 법을 아는 투수다”라며 위버의 위력에 대해 얘기했다.
스미스는 “제구와 구위를 이용해 상대 타자를 바보로 만든다. 80마일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몸쪽에 집어넣으며 타자를 얼리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다”며 ‘느린공’의 위력에 대해 말했다.
위버의 제구 능력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볼넷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번 시즌 18번의 선발 등판 중 절반인 9경기에서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1개 미만으로 범위를 넓히면 18경기 중 13경기가 된다.
지난해 2.7개까지 올라갔던 9이닝당 볼넷은 이번 시즌 1.4개로 떨어졌다. 2006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번 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그보다 기록이 좋은 선수는 필 휴즈(미네소타, 0.94), 마크 벌리(토론토, 1.36) 단 두 명밖에 없
위버는 “볼넷을 많이 내보내지 않는 것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나는 이미 23세 때 투구 계획을 바꿨다”며 말을 이은 그는 “내 구위는 걱정하지 않는다. 투구에 집중하고, 내 뒤에 있는 수비를 믿을 것”이라며 자신의 방식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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