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선두였다가 지키지 못해서 준우승한 적이 많은데 이번에는 꼭 선두 자리를 지켜 우승하고 싶다.”
2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골프&리조트(파72·667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보그너-MBN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하민송(19·롯데)은 대회에서 선두에 나섰다가 역전당해 준우승에 머문 경험이 많다.
KLPGA 3부투어인 점프투어에서 뛰던 2013년에는 다섯번이나 준우승을 했다. 하민송은 “준우승은 모두 선두였다가 따라잡힌 결과”라고 털어놓았다.
점프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지난해 KLPGA투어에 직행한 하민송은 지난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라 투어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하민송은 4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해 장하나(23·비씨카드)에 역전패를 당했다. KLPGA 투어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역전패의 아쉬움이 더 컸다.
하민송은 이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끝에 장수화(26·대방건설), 배선우(21·삼천리), 김지현(24·CJ오쇼핑), 그리고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등 2위 그룹을 2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하민송은 “내일이 최종 라운드가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다”면서 “이번에는 꼭 선두를 지켜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 때는 너무 긴장해서 덜덜 떨면서 퍼팅을 했다는 하민송은 “캐디와 대화를 많이 하면서 긴장감을 최대한 털어내겠다”고 단독 선두 ‘울렁증’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파4홀에서 가장 자신 있는 8번, 9번 아이언을 잡을 일이 많아 신이 났다는 하민송은 “골프를 시작한 이래 오늘처럼 샷이 마음먹은 대로 잘 된 적이 없었다”면서 “보기 위기도 딱 한번 뿐이었고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민송이 첫 우승까지 내달리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우승과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준우승 등 최근 치른 2개 대회에서 상승세가 무서운 상금랭킹 2위 조윤지가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린 게 위협적이다.
3언더파 69타를 쳐 7언더파 137타로 공동2위에 오른 조윤지는 “경기 초반에 버디 퍼트가 너무 안 들어가기에 핀에 바짝 붙여서 해결하자고 작전을 바꿨더니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만큼 조윤지는 샷에 물이 올랐다.
다승 1위(4승), 상금 1위를 달리는 KLPGA 투어의 ‘지존’ 전인지(21·하이트진로)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3타를 줄이며 시즌 다섯 번째 우승을 향해 차근차근 다가섰다.
10번홀(파4)부터 경기를 치른 전인지는 첫 홀에서 3퍼트 보기를 적어냈지만 13번(파5), 16번(파4),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3번홀(파5) 버디 뒤에 5번홀(파3)에서 티샷이 짧아 1타를 잃었지만 8번홀(파4)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전인지는 행운도 따랐다. 1라운드에서 티샷 OB 탓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던 9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카트 도로에 떨어졌지만 페어웨이로 튕겨 들어왔다.
전인지는 “선두에 나서든, 선두를 쫓아가든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2주 동안 쉬고 나온 터라 샷 감각을 점검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걱정한 것과 달리 잘 되고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직전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이정은(27·교촌F&B)도 4타를 줄이며 전인지와 함께 공동6위에 자리잡아 2개 대회 연속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1라운드 공동 선두 배선우(21·삼천리), 김지현과 안송이(2
아직 투어 우승이 없는 배선우와 김지현은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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