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크로캅’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2012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미르코 필리포비치(41·크로아티아)가 ‘UFC 서울’을 앞두고 진행될 기자회견에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UFC 아시아’ 관계자는 28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크로캅이 한국에서 자신이 얼마나 인기스타인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서울대회를 앞두고 공식기자회견과 공개연습 등 다양한 홍보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크로캅이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경기 출전 외의 목적으로는 방한할 가능성이 희박해서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UFC 서울’은 11월 28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정규대회보다 1단계 낮은 ‘파이트 나이트’ 시리즈로 치러진다. 22년 UFC 역사 최초의 한국 개최다. UFC는 1993년 11월 12일 ‘UFC 1’을 시작으로 모두 332번의 흥행을 주최했다. ‘UFC 서울’은 340번째 대회가 된다.
크로캅은 ‘UFC 서울’에서 앤서니 해밀턴(35·미국)을 상대한다. 제2대 UFC 헤비급(-120kg) 잠정챔피언 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39·브라질)와의 2차전을 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종합격투기(MMA) 전문매체 ‘파이트 매트릭스’가 기록·통계에 근거한 자체기준으로 산정한 순위를 보면 크로캅은 UFC 헤비급 15위, 해밀턴은 28위에 올라있다.
↑ 크로캅(왼쪽)이 UFC 128 메인카드 제1경기에서 브렌던 샤우프(오른쪽)에게 헤드킥을 가하고 있다. 사진=UFC 공식홈페이지 |
두 선수는 UFC 헤비급 공식순위 15위 올렉시 올리니크(38·우크라이나/러시아)에게 차례로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크로캅은 2013년 11월 8일 ‘레전트 파이트 쇼 2’라는 대회에서 1라운드 4분 42초, 해밀턴은 2014년 6월 28일 ‘UFC 파이트 나이트 44’ 프릴리미너리 카드 파이트 패스 제1경기에서 2분 18초 만에 항복했다. 올리니크는 ‘스카프홀드 헤드록’이라는 조르기 기술로 크로캅·해밀턴을 굴복시켰다.
크로캅은 MMA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통산 45전 31승 2무 11패 1무효. UFC 전적은 11전 5승 6패다. 일본 프라이드에서 2006년 무제한급 월드그랑프리 우승 등 24전 18승 2무 4패로 MMA 세계 이인자로 군림한 바 있다. 킥복싱 선수로도 K-1 월드그랑프리에서 1999년 준우승과 2012년 우승을 경험했다.
MMA 45전과 킥복싱 31전, 즉 프로 76경기를 치르는 동안 크로캅이 한국 무대를 경험한 적은 없다. ‘UFC 서울’에 떨떠름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K-1과 프라이드 소속으로 크로캅은 한일 양국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을 거느린 슈퍼스타였다.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 한국 시청률이 평균치 기준 최대 6.033%에 달할 정도였다. 이는 제41대 천하장사이자 2005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 최홍만(35)이 기록한 평균 최대 13.321%에
‘UFC 서울’은 여러모로 한국 MMA에 기념비적인 대회다. 크로캅이 사전 홍보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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