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내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여자야구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한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껄껄 웃었다. 양승호 전 감독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제2회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에 참가한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인스트럭터를 맡았다. A팀과 B팀으로 나뉜 한국팀은 한국A팀이 결승전에서 일본팀에 0-16으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열린 1회 대회에서 1-19로, 18점 차 대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이 이어졌다. 그래도 위안은 있었다. 조금 줄어든 점수 차는 아니었다. 바로 일취월장한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었다.
↑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양 전 감독은 “선동열 감독이나, 김용달 코치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나는 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배우는 사람들이 잘 배웠기에 성과가 있었던 것이다. 정말 여자 선수들의 열정은 최고다”라고 밝혔다.
양승호 전 감독은 6월부터 2개월 가량 여자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그는 “훈련을 할 때마다 실력이 향상되더라. 한 번도 전문적으로 지도를 받은 적이 없는 선수들이라 갈 길이 멀지만, 열정 하나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느끼는 점이 많았다. 여자들이 정말 독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양 전 감독도 아쉬운 점이 분명 있었다. 양 전 감독은 “전문 선수들이 아니라, 평일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에만 운동을 하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 있다”며 “시스템적으로 좀 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학교 3학년 투수인 김라경이 화제가 됐다. 최고구속이 110km 정도인데, 지난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승리를 따내 화제를 모았던 미국의 모네 데이비스와 비슷한 구속이다. 선동열 전 감독도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양 전 감독도 “라경이 같은 친구들은 계속 야구를 하면 좋은데, 당장 중학교 졸업하면 야구를 관둬야 할 상황이다. 고등학교 팀 대학 팀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 여자야구는 내년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여자야구월드컵에 4강을 목표로 잡고 있다. 양 전 감독은 “일본은 대학팀이나 실업팀이 많은데, 당장 그 격차를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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