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한화와 KIA가 또 졌다. 롯데는 또 이겼다.
2015 KBO리그 5위 싸움이 ‘대혼전’이다. 롯데가 한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5위. KIA는 7위로 내려앉았으나 승차는 ‘0’이다. SK도 삼성을 꺾고 1.5경기 차로 좁히며 가을야구 막치 티켓은 추석의 교통편 예매만큼이나 구하기 어렵게 됐다.
경쟁률이 2대1에서 4대1이 됐다. 한화와 SK의 부진 탓이 크다. 연패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연패다. 그 사이 롯데와 SK가 승수를 쌓고 있다. 특히 롯데는 9월 들어 반전, 문제 많던 마운드는 ‘미운 오리’만큼 화려하게 변신했다.
롯데의 약진으로 ‘니가 가라 5강’ 다툼은 흥미가 배가됐다. 아무래도 둘보다는 셋, 셋보다는 넷이 치고 박고 싸우는 게 재미있다. 이제부터는 딱 ‘오리무중’이다.
↑ 롯데는 9월 들어 kt, KIA를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멀어졌던 가을야구 티켓도 손에 닿기 시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승패 차가 ‘-10’을 오가던 SK(54승 2무 63패)마저 5위를 노려볼 정도. KIA는 최근 1승 8패를 하고도 5위와 간극이 없다. 그들은 이 악물고 피 터지게 싸우고 있지만, ‘누가 더 못하나’ 싸움으로 변질된 모양새다.
아주 놀랍고 기이한 싸움판이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보면, 이 경쟁이 얼마나 괴상한지를 알 수 있다. 4위 넥센은 67승 1무 54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패 마진이 ‘+13’이다. 5위권과 무려 2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심각한 불균형이다. 이쯤 되니, 그들만의 싸움에서 이겨봤자 가을야구 참가에 의의만을 두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기전의 특성상, 변수가 많지만 예측불허까지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전력 차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의견이다. 시쳇말로 ‘광속 탈락’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넥센은 최근 8경기에서 7연승을 내달렸다. 그 상대 중 롯데, KIA, 한화가 포함됐다. 이 때문에 4위와 5위의 승차는 9.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 간극이 얼마나 뒤집기 어려운 지는 매우 쉽게 알 수 있다. 넥센이 사실상 추격을 포기한 ‘1강’ 삼성과의 승차가 7경기다. 최하위만 맴도는 kt가 9위로 올라설 수 있는 승차(9경기)보다 많다.
2.5경기까지 좁혀졌던 게 불과 열흘 전이었다. 10일 동안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 중 하나가 넥센은 ‘넘사벽’이라는 깨달음이다.
넥센은 롯데(8승 7패), 한화(9승 4패), KIA(12승 4패), SK(6승 1무 4패)와 전적에서 모두 앞서있다. 다섯 번의 맞대결을 남겨둔 SK를 빼고 누구도 상대 전적에서 넥센을 앞설 수 없다. KI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승을 선사했으며, 한화의 절박
넥센이라는 ‘폭탄’은 롯데, KIA, 한화를 거쳐 SK에게 전달됐다. 지금껏 거칠 때마다 다 터졌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다. 9월 첫째 주말, SK마저 그 피해자 모임에 낀다면 가뜩이나 심각한 불균형은 더욱 기울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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