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잭 그레인키가 투구 수 89개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평소같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이겼다.
그레인키는 8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68로 올랐지만, 타선 지원을 받으면서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7-5로 이기면서 시즌 16승을 기록했다.
↑ 평소와 달랐지만, 그래도 이겼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
이날 등판 전 5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돈 매팅리 감독은 6이닝 89구를 던진 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3점 차 리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평소 불펜진의 모습을 생각하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매팅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레인키에게 무리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레인키는 지난 경기에서 많이 던졌다. 평소 모습도 아니었다.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은 모습이었다”며 오랜 이닝을 맡기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레인키는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14개의 공을 던졌다.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 수다. 이날 내용도 좋지 못했다. 피홈런 2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8월 23일 휴스턴 원정 이후 처음이다. 7개의 피안타는 8월 7일 필라델피아 원정 이후 처음이다.
매팅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일이었다”며 시즌 막판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라는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레인키는 이날 투구로 190이닝을 돌파했다.
그레인키는 “다른 느낌이나 생각은 없었다. 감독이 말한 것처럼 지난 등판에서도 많이 던졌고, 오늘도 좋지 못했다”며 매팅리의 말을 인정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는 약간 피곤할 수도 있다”면서도 “추가 휴식은 크게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적장의 평가는 약간 달랐다. 2012년 그레인키와 함께했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오늘도 꽤 좋아 보였다. 우리 타자들이 잘 때린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그레인키를 상대로 홈런 2개
어찌됐든, 그레인키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로서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팀 동료 작 피더슨은 “그레인키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싸웠고, 이기기에 충분했다”며 이날 그레인키의 투구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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