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우려했던 35일만의 뒤집기가 현실이 됐다. 두산의 현 상태는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타선과 수비, 마운드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그만큼 5연패를 막아야 할 투수 유희관(29)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해졌다.
두산은 지난 9일 목동 넥센전에서 5-10으로 역전패 당했다. 4연패에 빠진 두산은 시즌 68승 55패를 기록, 4위로 떨어졌다. 두산은 지난달 5일 넥센에 하루 동안 3위를 빼앗겼다. 이후 35일 만에 서로 순위가 뒤집혔다.
이날 경기 초반은 두산의 연패 탈출 분위기였다. 두산은 1회 양의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뒤 3회 3타자 연속 적시타와 오재일의 희생 뜬공으로 4점을 추가했다.
선발 투수 허준혁도 3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텼다. 모든 상황이 두산의 시나리오대로 흘렀다. 하지만 4회부터 암운이 드리웠다. 허준혁은 4-1로 앞선 4회 2사 1,3루에서 박동원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 타구는 김재호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연결돼 2사 2,3루 위기를 다시 만들었다. 결국 허준혁은 진야곱에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 팀이 4연패와 함께 4위로 추락함에 따라 투수 유희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때까지만 해도 니퍼트의 조기 투입 승부수는 통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6회 두산의 웃음은 싹 사라졌다. 니퍼트는 5-3으로 앞선 6회 1사 후 박동원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순간적으로 제구가 흔들렸다. 니퍼트는 고종욱과 서건창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되는 1사 만루의 위기.
넥센의 방망이가 아닌 팀 동료 김재호가 니퍼트를 흔들었다. 김재호는 김하성의 유격수 방면 평범한 타구를 포구 도중 옆으로 빠트렸다.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됐어야 할 상황은 5-4, 한 점 차가 됐다. 결국 니퍼트는 박병호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니퍼트의 공을 이어 받은 오현택도 유한준에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민성에게도 투런 홈런을 허용해 순식간에 5점 차로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붕괴에 두산은 추격 동력을 잃었다. 넥센의 3위 탈환을 그저 지켜봐야 했다.
지난 4연패 기간 동안 두산은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타선이 침묵하기도 했고 선발 마운드가 먼저 무너지기도 했다. 뒷심이 부족했던가 하면 이날은 실책으로 자멸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니퍼트의 불펜 투입도 악몽으로 끝났다.
5연패의 고비 앞에서 만나는 상대는 KIA다. KIA는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하루 전날 NC에 6-2 역전승을 거뒀다. 기분 좋게 잠실로 올라온다. 올 시즌 상대 전적도 6승 6패로 팽팽하다.
침체된 두산이 믿을 것은 ‘에이스’ 유희관 뿐이다. 유희관은 10일 잠실 KIA전에서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유희관과 장원준이 팀의 연패를 끊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이틀 전 목동 넥센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만큼 유희관의 책임감이 더 막중해졌다.
유희관의 후반기 페이스는 좋다. 유희관은 후반기 들어 경기 당 평균 7이닝 소화와 평균 2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선발 등판인 지난 2일 마산 NC전에서도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7승(4패)째를 땄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도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86으로 준수했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지만, 유희관 개인도 승리가 꼭 필요하다. 먼저 다승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NC 에릭 해커(17승)에 한발 짝 앞설 기회다. 유희관이 시즌 18승을 거둔다면 두산 역대 좌완 선발 시즌 최다승 기록도 새로 쓴다. 지난 2004년 게리 레스(17승)를 넘어선다. 이번 등판을 비롯해 일정상 남은 4~5차
한편, KIA 선발 투수로는 임준혁이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21경기 등판해 8승 4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2경기에서 6회를 다 못 마치고 2연패에 빠진 상태다. 올해 두산과는 처음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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