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흥행 아이콘’인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KLPGA 투어 최고의 메이저대회이며 프로들만의 잔치인 이수그룹 KLPGA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7월 US오픈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전인지는 이틀 동안 7타를 잃어 하위권에서 헤어나질 못한 채 컷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빚었다.
전인지는 현지적응을 이유로 지난 3일 열린 총상금 12억원의 KLPGA 투어 초특급대회인 한화금융클래식을 걸렀다.
↑ 한 시즌 동안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해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흥행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KLPGA 투어와 국내 골프팬들을 다소 외면하는 행보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전인지. 사진=MK스포츠 DB |
시즌 초반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한 전인지는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인 살롱파스컵에 첫 출전해 정상에 올라 한국과 일본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물오른 ‘샷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KLPGA 투어에서 2승을 더 챙긴 뒤 첫 출전한 US여자오픈까지 단숨에 정복했다. 이후 KLPGA 투어 메이저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마저 품은 전인지는 한 시즌 동안 한·미·일 메이저 석권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KLPGA의 흥행을 이끌만한 재목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전인지의 향후 행보가 논란거리다.
LPGA 투어 진출이 확정된 전인지는 올 시즌 남은 KLPGA 투어에 거의 불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JLPGA 투어 메이저 2개 대회와 LPGA 투어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비롯해 해외 대회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골퍼로서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를 쫓는다는 것은 당연한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된 KLPGA 투어와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국내 팬들을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행위다. LPGA 투어 최종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KLPGA 투어를 포기하고 일본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LPGA 투어 직행카드를 따낸 김효주가 보인 행보와는 상반된다.
김효주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이후에도 부상으로 부득이하게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던 상황을 빼고는 KLPGA 투어 대회에 전념했다. 미국으로 떠날 때까지 자신을 키워준 KLPGA 투어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전인지가 외국 대회에 전념하는 것은 매니지먼트사의 욕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 때마다 “KLPGA를 많이 사랑해 달라”고 앵무새처럼 되뇌였던 그였다. 말로는 그렇게 해 놓고 정작 행동은 KLPGA를 외면한 셈이다.
전인지는 김효주와 함께 박세리 이후 KLPGA 투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슈퍼스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KLPGA 투어를 발
대형스타를 항공모함에 비유한다면 매니지먼트사는 항해사(航海士)다. 항로(航路)를 결정하는 매니지먼트사가 곳간을 채우는 데에만 치우친 사이 나빠진 이미지는 고스란히 선수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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