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두산이 점점 벼랑 끝으로 밀리고 있다. 이제 ‘최후의 보루’로 투수 더스틴 니퍼트(34)만 남았다. 니퍼트에게는 130일만의 웃음이 절실해졌다.
두산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6-7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두산은 시즌 70승 61패로 4위에 머물렀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선발 투수 장원준은 1회부터 흔들렸다. 정근우에 선두 타자 홈런을 맞은 뒤 조인성에게 스리런 홈런까지 허용했다. 장원준은 4회까지 가까스로 버텼다. 하지만 5회 결국 무사 1,3루에서 윤명준에 공을 넘긴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12개의 안타를 맞고 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타선도 경기 중반 결정적인 순간에서 침묵했다. 두산은 2-6으로 뒤진 6회 무사 1,2루에서 양의지의 뜬공과 홍성흔의 병살타에 한 점도 뽑지 못했다. 7회 1사 1,2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절호의 찬스는 있었다. 두산은 8회 김현수와 양의지의 연속 타자 홈런과 허경민의 적시타로 5-6 한 점 차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2사 2,3루에서 대타 박건우가 권혁에 헛스윙 삼진을 당해 기회를 놓쳤다.
다른 부분에서도 엉성했다. 수비에서는 데이빈슨 로메로가 실책 2개를 범했다. 이 중 5회 1루 송구 실책은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재원은 5회 2사 2루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서 1루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두산은 한화의 3연패 탈출 희생양이 됐다. 같은 날 승리한 3위 넥센과 승차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9월 성적 5승 11패(최하위)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 두산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마운드 복귀전에 나선다. 사진=MK스포츠 DB |
공교롭게도 니퍼트의 선발 복귀전이 이날 펼쳐진다. 좌완 에이스 듀오인 유희관과 장원준도 이번 주 무너진 상태다. 니퍼트는 최후의 보루나 다름없다. 니퍼트에게 이날 필요한 것은 130일만의 웃음이다. 니퍼트의 최근 선발승 기록은 130일 전으로 시계를 돌려야 한다. 니퍼트는 지난 5월 13일 문학 SK전(6이닝 1실점)에서 마지막 선발승을 거뒀다.
두산은 니퍼트의 어깨에 상당부분 의존해야 할 상황이다. 니퍼트에게도 시즌 막판 팀의 위기 상황에서 잊혀진 에이스의 향기를 뿜을 기회다. 올 시즌 두 번의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한 아쉬움도 풀어야 한다.
최근 투구 내용은 괜찮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9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구원 등판해 1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후 2번의 구원 등판에서는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13일 잠실 kt전에서는 KBO리그 통산 첫 구원승도 올렸다.
니퍼트는 팀의 3연패를 막는 동시에 3위 탈환에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 9월 들어 부진한 불펜진을 고려한다면 니퍼트의 긴 이닝 소화도 필수적이다. 만약 긴 이닝 소화와 선발승이 모두 이뤄진다면 다가올 포스트 시즌에서의 희망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니퍼트는 올 시즌
한편, 한화는 ‘아기 독수리’ 김민우를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김민우는 두산에 좋은 기억이 있다. 김민우는 지난 6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를 달성했다. 올 시즌 성적은 35경기(선발 7경기) 등판 1승 2패 평균자책점 4.6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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