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주전 타자 9명이 규정타석을 모두 채우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다. 주전들의 안정된 실력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여기에 한 선수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되는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한 명을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상대 선발이 좌투수일 때 감독들은 고민을 한다. 상황에 따라 주전을 제외하고 '맞춤형' 타자를 내보는 경우도 꽤 된다. 그러나 김경문 NC 감독은 상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상대 선발에 좌투수가 올라와도 좌타자들을 꾸준히 내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 김경문 감독이 밝힌 "베스트 9" 규정타석의 비결 중 하나는 좌타자들을 꾸준히 내보낸 것이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
NC에는 박민우와 김종호를 비롯해 에릭 테임즈, 나성범, 이종욱 등 좌타자가 라인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시즌 내내 박민우, 김종호, 나성범, 테임즈 순으로 라인업이 고정될 만큼 이들의 대한 의존도도 높다.
김 감독은 팀에 좌타자가 많다 보니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가 나와도 많이 나섰다”고 말했다.
KBO리그에는 유희관(두산 베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SK 와이번스) 등 뛰어난 좌투수들이 많다.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좋은 투수의 공은 치지 못하더라도 그 이후에 올라오는 투수의 공은 쳐서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꾸준히 나선 타자들은 실력으로 김 감독에게 보답했다.
지난 해 좌투수 상대로 2할3푼6리(156타수 37안타)에 그쳤던 박민우는 올 시즌 3할3푼으로 타율을 크게 올렸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치는 테임즈(3할9푼9리)와 나성범(3할2푼1리)을 비롯해 김종호(2할8푼)도 준수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들의 활약 속에 NC는 29일까지 팀 타율은 2할8푼9리로 지난 해 보다 4계단 높은 4위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물론 주전 타자 9명이 한 시즌에 모두 규정 타석을 채우는 것에는 뒤에서 참고 기다려주는 백업 선수들의 덕분도 있다”면서 “이 기록은 올 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 NC 다이노스의 나성범.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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