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최근 최고의 상승세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가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다.
두 팀의 매치가 유독 끌리는 이유가 있다. 독을 품은 SK 4번 타자 정의윤(29)이 최고의 타격감일 때 친정팀을 만나는 것 자체로 흥미롭다. 5강행 티켓이 달려 있는 중요한 매치에서 맞붙는 시즌 마지막 LG전이다.
SK와 LG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SK가 10승5패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용호상박이다. 가장 잘 나가는 두 팀이기 때문. SK와 LG는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7승3패의 성적을 거뒀다. SK는 2연승, LG는 4연승 행진 중이다.
↑ SK 정의윤이 이적 후 처음 만난 LG전에서 옛 스승 양상문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LG도 이겨야 할 명분은 있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 2경기차밖에 나지 않아 ‘탈9위’도 가능하다. LG 구단 최초의 9위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한 뒷심이 필요할 때다.
두 팀이 최근 탄력을 받은 것은 타선의 힘이다. 시즌 내내 터지지 않던 타선에 불이 붙었다. SK는 최근 5경기에서 46득점으로 경기당 9.2점을 올렸고, LG도 최근 4경기에서 38득점으로 평균 9.5점의 화력을 과시했다.
두 팀의 마지막 경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SK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정의윤을 둘러 싼 미묘한 두 팀의 관계다.
정의윤은 LG에서 만년 유망주로 있다가 SK 이적 이후 잠재력이 터졌다. 정의윤은 SK 이적 이후 55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14홈런 44타점 OPS 1.056의 놀라운 기록을 쓰고 있다. LG에서는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던 정의윤의 무시무시한 이적 효과다. 특히 지난달 13일 문학 LG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고, 그 중 하나가 만루 홈런이었다.
정의윤이 떠난 LG는 또 다른 유망주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석환 서상우 유강남 등 신진 세력들의 타격이 강렬해졌다. 최근 4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LG로서는 이적 후 폭발한 정의윤의 아쉬움을 새 얼굴들로 위로하고 있다. 또 맞트레이드된 외야수 임훈도 이적 효과를 내고 있다. 9월 20경기 타율은 무려 3할6푼9리에 달한다. 정의윤에 묻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LG는 이날 류제국을 선발로 내세웠다. 류제국은 올 시즌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아 4승8패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류제국의 두 번째 연승 찬스. SK전에서는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46으로 강했고 승운도 따랐다.
류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 역시 정의윤이다. SK 타선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정의윤은 지난달 27일 잠실 LG전에서 류제국을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
류제국의 맞상대는 SK의 크리스 세든이다. 세든은 9월에만 4연승 중이다. 6경기로 넓혀도 5승1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든은 최근 SK의 승리 요정으로 거듭났다.
어느 팀의 상승세가 먼저 꺾일까. SK와 LG의 마지막 맞대결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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