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원익 기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3위 여부가 갈릴 수 있는 핵심 경기, 긴박한 리드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아꼈다. 두둑한 뱃심으로 마무리 투수의 피로도를 관리하면서, 승리까지 거두는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넥센은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경기 홈런 4방과 구원진의 호투를 앞세워 10-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78승1무64패를 기록한 넥센은 정규시즌 최종 3위를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모처럼 타선이 폭발했다. 1회 브래드 스나이더의 투런 홈런, 5회 박병호의 스리런 홈런, 7회 유한준의 투런 홈런, 8회 박동원의 솔로홈런까지 4방의 홈런으로만 8점을 뽑았다.
폭발한 타선만큼 구원진의 역투도 빛났다. 7회 무사 1루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한현희가 1⅓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조상우가 1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 사진=MK스포츠 DB |
이유가 있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손승락의 등판 여부’에 대해 다소 의외의 대답을 했다. 바로 “손승락은 오늘 쉰다”는 말이었다. 전날 한화전서 31개를 던졌지만 경기 중요도를 감안하면 이틀 연투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어제 던지고 나서 팔이 조금 뭉치는 증상이 있어서 오늘은 안던지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염 감독은 올 시즌 불펜투수들의 연투 제한에 대해서 확실한 원칙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왔다. 거기에는 전날 30구 이상을 던진 투수를 이틀 연투를 시키지 않는다는 계획도 있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손승락에게 휴식을 주는 동시에, 좋지 않은 신체 컨디션을 회복하라는 배려도 있었다.
염 감독은 “상황에 따라서 한현희와 조상우가 2이닝씩을 맡을 수도 있다”면서 “요즘 한현희-조상우-손승락은 순서에 상관없이 그날 상황에 따라 쓰고 있다”며 “조상우를 먼저 쓰는 경우는 지금
상대적으로 스태미너나 회복력이 떨어지는 손승락은 이로써 휴식을 취하고 3일 목동 삼성전에 나설 힘을 비축하게 됐다. 넥센에게는 다음의 수까지 이득이었던 기막힌 묘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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