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2일 프로야구 종합)
하나의 기억은 가고, 또 하나의 기록이 왔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34년의 기억을 묻은 대구구장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러내면서 ‘굿바이 이벤트’를 펼치던 날, 리그는 34년만의 첫 대기록과 만났다.
역대 최고의 외인 ‘만능히터’ 테임즈(NC)가 2일 문학구장 SK전에서 시즌 40호 도루에 성공하면서 KBO 첫 ‘40(홈런)-40(도루)’의 역사를 썼다. 2일 현재까지 47홈런-40도루를 쌓은 테임즈 덕분에 KBO는 8차례 ‘30-30’의 기록을 넘어 첫 ‘40-40’ 타자를 갖게 됐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도 4명밖에 없었고, ‘환갑’을 훌쩍 넘긴 일본프로야구는 아직 갖지 못한 대기록이다.
↑ NC 테임즈가 2일 문학구장 SK전서 3회 시즌 40호 도루에 성공하면서 KBO 첫 ‘40(홈런)-40(도루)’을 달성한 뒤 베이스를 뽑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테임즈의 위대함과 겨루는 당당한 ‘홈런킹’ 박병호(넥센)가 목동 롯데전에서 개인 시즌 최다인 53호 홈런을 넘기면서 12년전 이승엽(삼성·144타점)의 기록을 넘어 KBO 역대 시즌 최다 타점(146타점)을 달성했다.
1위, 3위, 5위 다툼이 곳곳에서 안개 속인 팀 순위표 못지않게 박병호-테임즈의 ‘MVP 싸움’ 역시 어질어질한 혼전이다.
삼성이 드디어 4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닷새 만에 매직넘버를 줄였다. 이제 리그 첫 5년 연속 정규시즌 챔프까지 남은 매직넘버는 ‘2’다.
삼성은 2일 대구구장 정규시즌 고별전이었던 kt전서 연장 10회 공방끝에 5-4로 승리, kt전 7연승으로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다. 4-4였던 연장 10회 1사 1,3루에서 kt 마무리 조무근의 끝내기 폭투로 극적인 결승점을 뽑았다. 삼성은 4-2로 앞섰던 9회 마무리 임창용이 2실점, 동점을 허용하면서 수세에 몰렸으나 상대 마무리를 흔들면서 아찔하게 선두를 지켰다.
NC는 2일 인천 문학구장 경기에서 SK를 9-2로 이기고 거침없는 5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40-40’에 도루 한개 만을 남겼던 NC 테임즈는 1회 선제 결승 스리런 홈런(47호)을 때려내며 기록을 뛰어넘는 ‘영양가’를 먼저 뽐낸 뒤, 볼넷으로 출루했던 3회에 2루를 훔쳐 시즌 40호 도루를 채웠다.
NC는 4-2로 쫓긴 후인 6회 1사 만루에서 박민우가 SK의 ‘믿을맨’ 정우람에게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쐐기점을 뽑았다. NC 선발 이태양은 6이닝을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2011년 데뷔 후 첫 10승 투수의 감격을 맛봤다.
‘9월의 기세’ SK는 달력이 바뀌자마자 2연패다. NC전 5연패 수모를 겪고 있는 SK는 3일의 최종 맞대결에서 절체절명의 반격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이날 KIA가 광주에서 두산을 이겼기 때문에.
절박한 두팀이 맞붙은 광주경기에서는 KIA가 두산을 2-1 한점차로 따돌리고 3연승을 이어내면서 5위 SK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양현종(KIA)과 니퍼트(두산)의 치열한 선발 싸움은 승패를 가르지 못했지만, 1-1이던 8회 이범호의 2루타에 이은 이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소중한 한점을 뽑은 KIA가 두산전 4연승으로 팀간 맞대결을 마무리했다. 패한 두산은 다시 4위로 떨어졌다.
목동구장에서는 4방의 홈런을 터뜨린 넥센이 롯데를 10-6으로 이기고 9승7패의 우세로 올시즌 맞대결을 마무리했다. KBO 시즌 최다 타점과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동시에 낚은 박병호의 ‘역사적 한방’, 5회의 스리런홈런(시즌 53호)이 역전 결승타였다.
넥센 피어밴드는 6이닝동안 7피안타(2피홈런) 6실점(3자책)했지만, 2연패를 끊고 시즌 13승째(11패)에 성공했다.
↑ 프로 출범 원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했던 대구구장이 2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kt전에서 ‘굿바이 이벤트’를 치렀다. 삼성 출신의 레전드 스타들인 박충식(시투) 양준혁(시타) 이만수(시포)가 이날의 시구 행사에 참가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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