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원익 기자]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정적인 승부처 SK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희비가 엇갈렸다. 팽팽하게 펼쳐진 경기 승패 향방은 승부의 변곡점에서 세차게 요동쳤다. 양 팀 모두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 그 미세한 순간을 잡은 넥센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연장 11회 끝내기 실책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쳐 1승을 갖고 시리즈를 시작했던 넥센은 2승의 전적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3위 두산 베어스와 자웅을 겨루게 됐다.
▲ 1회 말- 흔들리는 김광현, 도망 못 간 넥센
1회 말 넥센은 선두타자 서건창이 뜬공으로 물러난 이후 고종욱이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다. 후속 타석에서 김광현이 연속 2구 볼을 던지며 흔들린 상황. 고종욱의 2루 도루까지 성공한 넥센은 이택근이 볼넷을 얻어 1사 1,2루를 만들었다.
↑ 김광현이 1회 포스트시즌 역대 1이닝 최다 타이인 4개의 볼넷을 내준 이후 씁쓸해 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후속 김민성도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또 한 번의 만루 기회를 잡은 넥센. 하지만 후속 박헌도가 성급하게 초구를 건드려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김광현이 제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도 못하던 상황. 너무나 성급했던 박헌도의 타격이었다. 멀리 도망갈 수 있었던 넥센은 1득점에 그쳤다.
▲ 5회 초- 홈런과 실책으로 SK 역전
앤디 밴헤켄은 4회까지 볼넷 2개만을 허용하며 노히트로 SK타선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홈런이 나오면서 경기 흐름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SK는 5회에만 3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밴헤켄은 4회 이닝 선두타자 앤드류 브라운에게 던진 2구째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되면서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밴헤켄의 흔들림은 계속됐다. 후속 박정권에게 좌익수 왼쪽 방면의 2루타를 맞은데 이어 희생번트로 1사 3루, 역전 위기에 몰렸다.
↑ 5회 무리한 다이빙캐치로 추가실점의 빌미를 내준 박헌도의 수비 장면.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그런데 더욱 아쉬웠던 것은 추가 실점이 나온 과정이었다. 좌중간 방향으로 타구가 뜬 순간 다이빙캐치를 택한 박헌도의 판단이 아쉬웠다. 잡았더라도 3루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막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위험한 시도마저 실패하면서 공이 뒤로 빠져, 주자가 3루까지 내달렸다.
그러자 경험이 적은 김하성이 중계 수비를 하던 중 당황하면서, 송구실책까지 범해 결국 추가실점까지 이어졌다. 아쉬운 수비 2개로 빚어진 추가 실점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 정의윤은 경기 중요한 순간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7회는 양 팀의 희비가 극적으로 엇갈렸다. 6회 SK는 대타 김강민과 이재원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절호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정의윤이 유격수 방면의 직선타를 치고 말았다. 거기에 리드폭을 넓게 잡고 있었던 2루 주자 김강민마저 횡사. 더블아웃으로 순식간에 상황이 2사 1루로 바뀌었다. 이어 나온 브라운마저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SK는 추가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놓치고 말았다.
결국 이것이 화가 됐다. 7회 말 넥센의 반격이 매서웠다. 1사 후 서건창의 볼넷에 이은 고종욱의 우중간 1타점 3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후속 이택근의 땅볼 때 고종욱이 홈을 밟으며 결국 넥센은 동점까지 만들었다. SK 1루수 박정권이 홈승부를 결국 택하지 못한 바운드카 컸던 땅볼 타구였다.
↑ 조상우는 3이닝 무실점 역투로 SK 타선 저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팽팽한 불펜 싸움 끝에 결국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7회 초 밴헤켄이 2사 2,3루에 몰리자 넥센은 손승락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손승락은 김강민을 뜬공 처리하고 자신의 1차 임무를 마쳤다.
반면 켈리 카드는 7회 말 2점을 허용, 계산이 빗나갔다. 6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은 켈리는 8회 1사에서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고종욱에게 1타점 3루타를 내줬다. 이어 땅볼로 1실점을 더해 3-3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8회 초 손승락이 이재원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내주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곧바로 조상우 카드를 꺼냈다. 사실상의 불펜 에이스의 투입. 조상우는 8회는 물론, 9회에 이어 연장 10회까지 3이닝을 1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으며 SK저지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SK도 9회부터 전유수-정우람 카드를 빼어들며 총력전에 나섰다. 이 둘은 도합 2이닝을 단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으며 팀에 기회를 줬다.
↑ 나주환이 연장 11회 한현희의 폭투 때 홈을 밟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연장 11회 초 SK가 정상호의 우전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대주자로 들어간 박계현은 폭투로 2루에 진루했다. 이어 나주환의 땅볼 때 3루를 파고들다 아웃되면서 또 한 번 기회를 놓치는 듯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SK에게 웃어줬다. 이명기의 천금같은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간 SK는 대타 박재상이 땅볼을 때렸다. 2사 1,3루 바뀐 주자 상황. 후속 최정의 타석에서 넥센 구원투수 한현희의 치명적인 포일이 나왔다. 그 사이 3루 주자 나주환이 홈을 밟으며 다시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연장 11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을 상대로 김민성이 1사에서 2루타를 때렸다. 이어 스나이더가 동점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다시 4-4, 원점으로 돌렸다. 김하성이 고의4구로 걸어나간 이후 박동원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2사 1,2루서 기회를 잡은 서건창이 볼넷을 얻어 상황은 만루가 됐다. 그리고 대타로 타석에 선 윤석민이 SK의 7번째 투수 박정배를 상대로 힘없는 내야 뜬공을 쳤다. 하지만 이를 유격수 김성현이 놓치면서 3루 주자 스나이더가 홈을 밟아 끝내기 득점을 냈다.
↑ 끝내기 직후 기뻐하고 있는 넥센 선수단.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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