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원정경기는 홈경기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슈틸리케호는 세 번의 패배 중 두 번을 적지에서 당했다.
쿠웨이트 원정 또한 다르지 않다. 한국은 역대 쿠웨이트 원정길에서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지만, 1980 아시안컵 결승 완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2011년 9월 6일)에서도 박주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한국은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뒤 바깥에서 치른 6경기에서 5승 1무를 기록했다. 특히, 1달 전에는 레바논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속 시원한 승리였다. 그러나 그런 흐름이 매번 지속될 수는 없다.
레바논보다는 쿠웨이트가 더 강한 상대였다. 쿠웨이트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3연승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초반 흐름이 좋았다.
↑ 한국은 무실점 미션을 완수하며 쿠웨이트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포인트는 실점이었다. 한국과 쿠웨이트는 예선 3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그 견고한 수비를 깨면서 골문을 단단히 해야 했다.
내용은 좋지 않았다. 레바논전과는 달랐던 쿠웨이트전이다. 한국은 쿠웨이트를 압도하지 못했다. 9개월 전 장대비 속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쿠웨이트의 ‘힘’은 유효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가 빠진 공격은 뭔가 맞물리지 않았다. 라오스와 레바논을 완파했던 그 화력은 온도가 많이 낮아졌다.
기회를 엿보기가 쉽지 않았던 한국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 쿠웨이트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12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전 마인츠 동료’ 박주호(도르트문트)의 도움을 받아 헤딩 골을 터뜨렸다. 최근 슈틸리케호의 첫 골이 터지는 시간이 상당히 빨라졌다.
하지만 라오스전 및 레바논전과 달랐다. 폭발하지 않았다. 그 골에도 그라운드를 장악하지 못했다. 아슬아슬했다. 추가골이 필요했지만, 후반 1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석현준(비토리아)의 슈팅은 오른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골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구자철과 권창훈(수원)의 예리한 슈팅은 쿠웨이트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승부처는 ‘1골 지키기’였다. 쿠웨이트의 반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신중하려 했다. 무리하게 덤비지 않았다. 허리를 단단히 하면서 쿠웨이트의 예봉을 꺾고자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첫 번째 교체 카드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카타르SC)였다.
후반 들어 쿠웨이트의 공세는 거세졌다. 한국의 수비도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쿠웨이트는 수비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후반 19분과 후반 24분에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유세프 나세르의 골문 앞 슈팅은 크게 떴으며 파하드 아와드의 침투는 오프사이드 판정이었다.
종료 직전에는 가슴 철렁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후반 40분 유세프의 슈팅을 골키퍼 김승규(울산)가 가까스로 막은 데다 1분 뒤 쿠웨이트의 슈팅은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후반 47분에도 김승규의 선방이 빛났다.
예상대로 고전했다. 그리고 행운이 따랐다. 그래도 수비진은 떨어지려는 집중력을 콱 잡았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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