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화성) 윤진만 기자] '형'에 이어 '동생'이 뒤따라 승전고를 울렸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승리한 9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호주 올림픽팀을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2-0 승리했다. 권창훈 문창진 이광혁 등 주축 미드필더 셋이 국가대표 차출 및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이라 베스트 전력은 아니었지만, 유럽 리그에서 뛰는 황희찬 지언학 등이 공백을 지우며 기분좋게 웃었다. 12일 이천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친선 2차전을 앞두고 한국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 선발 라인업
신태용 감독은 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뛰는 선수 5명 전원을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박인혁과 황희찬이 투 톱을 이뤘고, 왼쪽부터 류승우 지언학 최경록이 공격 2선에 위치했다. 이찬동은 포백을 보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았고, 왼쪽부터 심상민 송주훈 연제민 이슬찬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전술은 다이아몬드 4-4-2. 류승우와 최경록의 움직임에 따라 4-1-3-2 또는 4-3-1-2로 변하는 전술이다.
↑ 선제골 세리머니.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걱정이 컸다. 스파링 상대로 결정한 이후 분석한 호주 올림픽팀 전력이 생각보다 탄탄했다. 명단에는 유럽 빅리그 클럽 소속 선수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화끈한 공격축구도 좋지만, 홈 팬 앞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한국 선수들 개개인 기량이 호주보다 뛰어났다. 단기간 훈련 시간에도 전술을 완전히 이해한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강한 전방 압박, 아기자기한 패스웍, 과감한 플레이가 경기 초부터 조화를 이뤘다.
오래기다리지 않아 선제골이 터졌다. 8분 왼쪽 측면을 완전히 벗겨낸 황희찬이 문전 앞까지 돌파한 뒤 왼발 컷백으로 최종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속였다. 지언학이 빈 골문을 향해 공을 차 넣은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황희찬이 수비수의 방어를 피해 슈팅하고 있다.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 연제민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한국은 후반 13분 이찬동 류승우 송주훈을 빼로 각각 김민태 이영재 정승현을 투입했다. 같은 포지션끼리의 교체여서 2득점 사수의 목적보다는 선수 테스트 목적이 커 보이는 교체였다. 후반 27분 황희찬-박인혁이 연결한 패스를 이영재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공, 1분 뒤 지언학의 중거리 슈팅이 모두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 37분 김현의 오른발 슬라이딩 슈팅은 아쉽게도 골대를 강타했다. 경기는 그대로 2-0 한국 승리로 끝났다.
↑ 일촉즉발의 상황.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황희찬
최전방에 위치한 황희찬은 빠른 드리블 돌파, 과감한 슈팅 시도로 전반 45분 만에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분 드리블로 상대 오른쪽 측면을 부수며 선제골을 돕더니, 30분 이후 두 차례 슈팅을 통해 직접 득점까지 노렸다. 주축 선수들보다 세 살 어린 막내라고는 믿기지 않게 플레이 하나하나 적극성이 돋보였다. 형들로부터 좋은 패스를 받을 때는 엄지를 세웠고, 원하는 타이밍에 패스를 받지 못했을 때는 화를 내기도 했다. 화려한 미드필드진에 비해 최전방이 취약점으로 꼽히는 올림픽팀이기에 그의 등장이 반갑다.
○ 경기 의미
우선 자신감을 얻었다. 호주는 체격, 경험 면에서 한국 못지않은 아시아 강호로 불린다. 그런 호주를 상대로 승리한 점은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에게 모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한국은 내년 1월 올림픽 티켓이 걸린 U-23 AFC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D조의 호주와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양 팀 모두 주전 일부가 결장하긴 했지만, 전술, 스타일, 개개인 성향 등을 미리 맛봤다. 신태용 감독 입장에선 야심 차게 준비한 다이아몬드 4-4-2로 승리해 더 활짝 웃을 수 있던 경기였을 테다.
↑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 대한민국vs호주 KEB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10월 9일 17:10, 화성종합경기타운)
대한민국 2-0 호주
지언학(전8) 연제민(전27)
대한민국(4-4-2)
김동준(GK) - 심상민, 송주훈, 연제민, 이슬
감독: 신태용
호주(4-1-4-1)
잭 던컨(GK) - 케네스 두갈, 잭슨 어바인, 지안카를로 갈리푸오코, 제이슨 게리아 - 스티븐 우가코비치 - 코너 페인, 라이언 에드워즈, 무스타파 아미니, 앤드류 훌 - 아담 타거트
감독: 아우엘리오 비드마르
[yoonjinma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