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더 이상이 없다. 포스트시즌은 이 순간이 끝이다. 내가 그때 뛰어서 이길 수도 있고, 팀이 질 수도 있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거기서 쓰러진다고 해도 뛰어야 된다.”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28)이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가을야구는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스스로의 안위를 생각하기보다는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해야 된다는 뜻이었다.
민병헌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타격훈련을 마쳤다. 이후 더그아웃에 들어온 민병헌은 다소 힘이 없어 보였다. 기침을 하는 등 감기 기운이 느껴지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민병헌은 “요즘 며칠 계속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부터 기침이 났다. 감기 기운이 조금 있지만 괜찮다”고 했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쌀쌀한 궂은 날씨. 민병헌의 관심도 하늘에 쏠렸다. 일단 1차전이 우천연기되면 밴 헤켄이 두산과의 시리즈서 2번 이상 등판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팽팽한 긴장으로 준비했을 1차전이 예상치 않게 미뤄지는 것도 달갑지 않을 터였다.
↑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8푼2리 21안타 3홈런 16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민병헌은 시리즈 핵심 키플레이어다.
스스로
올 시즌 후반기 이전까지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던 민병헌은 9월 들어 타율 1할8푼8리로 부진했다. 올 시즌 계속 민병헌을 괴롭혔던 왼허벅지 통증에 더해 허리까지 좋지 않은 여파였다. 이 때문에 시즌 중 도루도 자제했지만 결국 시즌 막바지 몸의 피로가 겹쳤다.
민병헌은 “지금은 괜찮다. 물론 통증은 남아있지만 뛰는 건 할 수 있다”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햄스트링등의 부상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민병헌은 “포스트시즌은 그 순간이 끝이다. 뒤가 없다. 내가 여기서 쓰러져도 뛰어야 된다”며 “그 순간에 내가 뛰고 안뛰어서, 나 때문에 팀이 이길
정규시즌 막바지 아쉬운 부진을 털어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민병헌은 “마지막에 너무 안좋았다. 이제 털어내고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 잘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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