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지난 4월 트레이드로 넥센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양훈(29)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것이라 누가 예상했을까.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자원이었다. 더욱이 불펜도 아닌 3인 선발 체제에서 국내선수에게 주어진 딱 한 자리를 꿰찼다.
넥센은 양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시즌 막바지 세 번의 점검 무대에서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다. 최근 몸 상태 및 퍼포먼스는 팀 내 으뜸이었다. ‘2선발’ 피어밴드를 제치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세운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양훈에 대한 강한 믿음을 여러 차례 보였다.
양훈이 잘 해야 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버텨야 했다. 니퍼트와 대등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팽팽한 축이 무너질 경우, 승부는 싱겁게 끝날지 몰랐다. 어깨에 너무 막중한 책임감이 놓였던 것일까. 그리고 첫 경험이라는 부담감 또한 결코 가볍지 않았다.
↑ 넥센의 양훈은 10일 준플레이오프 두산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하지만 성취감은 컸다. 첫 등판서 첫 위기를 극복하니 자신감이 부쩍 생겼다. 2회부터 양훈은 180도 다른 투수가 됐다. 절묘한 코너워크 속에 두산 타자들을 묶기 시작했다. 내야 땅볼의 연속이었다. 혹 주자를 내보내도 곧바로 병살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서 투구수 조절도 훌륭했다. 2회 이후 투구수는 13개, 10개, 9개, 8개로 점점 줄었다. 5회까지 투구수는 69개로 니퍼트(71개)보다 적었다.
올해 넥센 선발투수의 잠실구장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8경기에서 절반이나 5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넥센의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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