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 테이블세터진의 가을야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0회 나온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경기에 방점을 찍은 박건우. 멀티히트에 밀어내기 동점 볼넷을 얻은 김현수도 좋은 활약을 했다. 그리고 승리에 디딤돌을 놓은 명품 주역들이 또 있었다. 바로 두산의 테이블세터 정수빈(25)과 허경민(25)이다.
2009년 두산에 나란히 입단한 동기이자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주로 1,2번으로 나서고 있다. 타순등에는 변화가 있지만 기본적인 역할은 유사하다. 공격의 물꼬를 트고 빠른 발로 기회를 만들며 공격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두산 베어스의 테이블세터 정수빈(좌)과 허경민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정규시즌의 활약은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정수빈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허경민이 4타수 2안타 1볼넷 활약.
허경민이 10일 경기 3회 먼저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6회 정수빈이 투지의 10구 접전 끝의 안타로 두산 타선의 답답한 빈공을 깼다. 허경민도 추가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며 화답했다. 두산은 이후 민병헌의 땅볼로 1점을 추격하며 이후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들의 공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정수빈은 7회 2사 3루에서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동점 1타점 2루타를 때려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후속 허경민은 후속 기회서 땅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9회 정수빈과 함께 다시 귀중한 2개의 볼넷을 합작했다. 1사 후 김재호가 몸에 맞는볼로 출루한 이후 조상우를 상대로 정수빈이 먼저 볼넷을 골랐다. 이어 허경민이 추가 볼넷을 얻어내 무사 만루 기회를 이었다. 결국 두산은 2사에서 나온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추가, 또 한 번의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0회 1사 후 최주환의 2루타와 대타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로 챙겼다. 비록 1경기였지만 이들이 가을야구 주역으로 우뚝 설 것을 기대해도 좋을 활약상이었다.
2009년-2010년 백업 시기를 거쳐 2011년부터 주전급 선수로 올라선 정수빈은 이제 두산 외야에서 뺴놓을 수 없는 자원.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는 도합 32경기 타율 2할4푼5리(98타수 24안타) 17득점 2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비록 높지 않았지만 해결사 역할을 쏠쏠히 해내며 가을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13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5푼7리의 맹타를 휘둘러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허경민은 경찰청야구단에서 군복무를 수행. 동기 정수빈보다 늦은 2012년에야 프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후 지난해까지 백업생활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산의 붙박이 주전 3루수로 거듭나며 공수에서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금까지 가을야구서는 사실상 조연이었다. 14경기에 출전했지만 대부분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기에 출전타석은 14타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한국시리즈 6경기서 타율 4할의 맹
답답한 경기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테이블세터에게 전통적으로 주어진 역할. 그래서 더 귀했던 이들의 활약상이며, 더 기대되는 향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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