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마무리 투수 이현승(32)이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압박감마저 즐긴 끝에 이뤄낸 완벽했던 첫 경험이었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오재원의 결승희생플라이와 마운드 역투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1,2차전을 내리 승리로 가져간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승리의 방점은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찍었다. 이현승은 8회 2사 2,3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섞어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틀어막고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초보 마무리 답지 않은 완벽한 내용이었다. 3-2, 1점 차 긴박한 리드서 노경은과 함덕주가 역전 위기에 몰리자 최종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고의4구로 박병호를 거른 이현승은 유한준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고 만루 위기를 넘겼다.
↑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현승은 올 시즌 41경기 등판 3승 1패 2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부터 맡은 마무리 보직을 훌륭히 소화했다. 개막 전 5선발 후보로 꼽혔지만 손가락 골절을 당했고, 팀 마운드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호신 보직을 맡아 기대 이상, 100퍼센트의 역할을 했다. 두산이 3위로 시즌을 마친데에는 이현승의 역할이 컸다.
가을야구서도 역할이 컸다. 지난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이현승의 세 번째 포스트시즌 출전에서 1,2차전 연속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기분 좋은 사고를 치고 있다.
지난 10일 1차전 연장 10회 1사에서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고 깔끔한 구원승을 거뒀다. 편안함 마저 엿보일 정도로 안정감 넘쳤던 투구였다.
11일 경기 전 만난 이현승은 “시즌하고는 완전 다르다. 어제 졌으면 물론 분위기가 가라앉았겠지만 지금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면서 “어제도 그냥 연습경기를 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나가서 던졌다”고 했다.
선수들을 믿기에 그런 투구르 할 수 있었다. 이현승은 “감독님이나 (홍)성흔이 형이 그런 말들을 해준다. ‘너네는 3위를 해서 여기까지 온 강한 팀이다. 포스트시즌은 즐긴다고 생각하고 재밌게 해라’는 말들”이라며 “단순히 말 한마디만 후배들에게는 그런 말들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어제도 (박)건우가 못치고 들어왔어도 질책하는 분위기 보다는 ‘괜찮다.
그리고 베테랑의 그 역할을 본인 스스로 가장 잘 해냈다. 2차전서도 압박감을 이겨내고 오히려 즐기는 듯한 완벽한 투구를 펼쳐 자신의 첫 세이브이자, 팀의 귀중한 2차전 승리를 함께 이뤄냈다. 완벽한 이현승의 첫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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