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우승만큼 귀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다면 절차상의 형식을 기다리고 있기 보다는 확실한 입장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출입국 기록을 조회한 결과 삼성 소속의 선수 2명이 홍콩에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홍콩에서 마카오로 이동해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마카오의 불법 도박장인 ‘정킷방’에서 수억원대의 도박을 했고, 해당 돈을 국내에서 돌려받거나 변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소식에 따르면 최소 2명 선수의 추가 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경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 등의 본격적인 수사는 아직 일정이 없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앞두고 이제 삼성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진=MK스포츠 DB |
바로 해당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등록시킬지 여부다. 일단 내부적으로는 해당 선수들을 활용해 한국시리즈를 치를 계획은 없는 분위기다. 삼성 측의 한 관계자는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해당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니다”라며 “아직 명확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문제를 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검경 수사기관이 혐의를 입증할만한 확실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혐의는 아직 법리학적으로는 정황들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처럼 선수가 해당 내용을 부인한다면 구단이 먼저 나서서 선수들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삼성의 고민이다.
해당 관계자는 “그런 상황에서 삼성이 먼저 엔트리서 제외를 결정하고 징계를 준다면 구단 선수들을 보호하지 않고 낙인을 찍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내부에서 갖고 있는 고민도 전했다.
현재 흐름상 삼성이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서 활용할 계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명확한 기준 세우는 것이 먼저
불법 해외 원정 도박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자금 계좌의 흐름이나 도박의 상습성의 정도, 규모, 그 과정에서의 ‘환치기’ 등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등이 밝혀지는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검경수사기관의 수사 진행 과정을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경찰은 한국시리즈 이전에 해당 선수들을 소환할 계획에 대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면 자칫, 삼성의 의도마저 곡해 될 수 있다.
구단이 먼저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수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고, 성실하게 수사를 받는데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최대한 팀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절차상으로도 매끄러운 방법을 모색한다면 이도저도 못한 결과가 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구단 내부적으로 피도 흘릴 수밖에 없다. 구단의 선수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있다. 매일 새로운 소식들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 추가 여론 악화 등으로 더 흔들릴 여지도 충분히 있다.
삼성은 이제 통합 5연패를 위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것은 큰 아픔이 따를 수 있다. 많은 질타와 고통도 뒤따를 일이다. 그럼에도 그런 치유의 과정은 어쩌면 초유의 통합 5연패 보다 더 귀한 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주축 선수들을 배제하고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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