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말을 이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적용하면, 가장 강한 투수는 뉴욕 메츠 선발 제이콥 디그롬이다. 지금까지 3경기에 나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20이닝 4자책), 27탈삼진 5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지난 1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 경기는 백미였다. 7이닝 동안 5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13개의 삼진을 잡으며 다저스 타선을 압도했다.
↑ 디그롬은 이번 포스트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수 중 한 명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나 그런 그도 넘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2014년 매디슨 범가너다. 총 7경기(선발 6경기)에 등판, 4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3(52 2/3이닝 6자책)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시작부터 끝까지, 그가 있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9회까지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5회 구원 등판,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의 5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범가너는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났다. 3경기에 나와 한 차례 완봉을 포함,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0.43을 기록했다. 세이브 규정이 공식화된 1969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2승, 완봉, 세이브를 한 번에 기록한 선수는 그가 처음이다.
↑ 2014년 포스트시즌의 범가너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제이크 아리에타는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기대를 이어갔지만, 이후
새삼 2014년 포스트시즌의 범가너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디그롬은 이 경지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얼마 안 남은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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