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허경민(25·두산)은 약속(?)을 이뤘다. 대구에서 기다리는 ‘절친’ 김상수(25·삼성)와 해후했다. 정작 만나니 핀잔을 주는 김상수다. 허경민고 또 다른 친구인 정수빈(25·두산)을 향해 한마디. “너희들이 올라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놀랐다.”
정수빈은 이 농담 같은 도발, 혹은 도발 같은 농담에 한마디를 했다. “훗, 2년 전에는 네가 우승했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우승하겠다.”
허경민도 가만있지 않았다. 다만 우정까지 잠시 접지는 말자고 했다. “(김)상수를 정말 친하다. 평소 서울, 대구에서 경기를 한 뒤 따로 만나 밥도 먹을 정도다”라며 “개인이 아닌 팀의 대결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으니 의미가 있지 않은가. 재미도 있고. 훗날 시리즈를 마친 뒤에는 추억이 될 테니까”라는 허경민은 들뜬 마음이었다.
↑ 26일 한국시리즈 두산-삼성의 1차전을 앞두고 김상수와 허경민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허경민은 이에 머리를 긁적거렸다. 정수빈, 김상수, 안치홍(25·상무) 등 청소년대표팀에서 깊은 우정을 나눈 절친들과 비교해 아직 멀었단다. 허경민은 “난 4등이다. 그렇지만 그 뒤를 쫓아가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보다 빨리 쫓아가겠다”라며 웃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기적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허경민은 “시즌 막판 3위 자리를 놓고 넥센과 경쟁했다. KIA와 마지막 3연전이 (포스트시즌 같이)단판 승부였다. 패하면 4위였으니까. 그때부터 이런 (토너먼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라는 허경민은 “단순한 게 좋은 것 같다. 단순해지니 야구도 잘 되는 것 같다”라더니 대뜸 김상수를 떠올렸다. “지금 (김)상수는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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