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5연패 도전이 결국 도박 악재를 넘지 못하고 침몰했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서 패하면서,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을 기록하며 올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다. 초유의 정규시즌 5연속 우승에 이어 통합 5연패에 나섰던 삼성은 결국 시리즈 직전 벌어진 스캔들에 가로막혔다.
앞서 15일 TV조선의 보도를 시작으로 삼성 선수단의 주축 선수 3명이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법리학적으로 아직 혐의가 밝혀진 상황은 아니었지만 해당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은 삼성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이내 해당 선수들을 엔트리서 제외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라는 마운드 주축 투수 3명을 잃고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최근 통합 4연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전력 이탈이었기에 마운드 전력의 절반이 빠져나갔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선발진의 부진은 고스란히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핵심 셋업맨 자원 2명이 빠지면서 원래대로라면 3~4선발 혹은 필승 ‘1+1’ 카드였던 차우찬까지 선발로 활용되지 못했다. 차우찬이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1차전 부진했던 피가로가 3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하는 고육지책을 썼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불펜도 접전에서 내밀 카드가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삼성은 선발 투수들에게 한 이닝, 한 타자씩을 더 맡길 수밖에 없었고 이는 대부분 실패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구원진이 직접적으로 승리 상황을 날려버린 경기는 없었지만 추가 실점으로 추격의 동력을 꺾는 결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원정도박 스캔들’을 극복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정규시즌 최강의 위용을 과시했던 삼성 타선은 마운드 부진까지 겹쳐지자 시리즈 1차전을 제외한 4경기서 ‘물타선’이 됐다. 득점권에서 번번이 범타로
누구도 입밖으로 언급하는 이들은 없었지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단 전체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결국 삼성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침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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