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D-Day, 마침내 날이 밝았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박병호(29)가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뗀다.
박병호는 2015 WBSC 프리미어(이하 프리미어12) 참가를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야구대표팀에 소집, 훈련하고 있다. 2일은 일주일간 소집 후 찾아온 첫 번째 휴식일이다. 그리고 대회 직전 갖는 유일한 휴식일이다. 그 달콤한 하루인데, 박병호는 동료들과 다른 뜻 깊은 하루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뤄가는 첫 날이다.
넥센은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병호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한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가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다. 박병호가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루려면, ‘현재’로선 포스팅을 통한 길 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비공개 입찰 속 최고 응찰 금액을 구단이 수용할 경우, 해당 구단과 협상을 진행한다. 연봉 등 계약에 합의하면 ‘메이저리거 박병호’가 탄생한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두 번째 야수가 되는 셈이다.
박병호는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 도전 일정을 확정했다. 구단, 에이전트와 다각도로 논의한 끝에 2일을 포스팅 신청일로 결정했다.
↑ 11월 2일, 박병호가 메이저리거로 ‘변신’하는 과정의 첫 걸음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만큼 박병호, 구단, 에이전트 모두 자신감이 가득하다는 방증이다. 지난 2년간 수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가 박병호를 보러 한국의 야구장을 방문했다. ‘발이 닳도록’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빅리그는 박병호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인지도부터 다르다. 어느 구단이든 박병호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리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의 가치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 언론을 통해 벌써 포스팅에 큰 손이 되려는 특정 구단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구체적인 응찰 금액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런 영입 경쟁의 치열함은 박병호의 위상을 대변할 뿐이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거로 ‘변신’하는 과정에 불안과 초조는 어울리지 않는다. 설렘과 기대만 가득하다. 또한, 박병호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넥센도 특정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않았다. 문턱이 낮다는 것이다.
넥센이 2일 박병호의 포스팅 공시 요청을 할 경우, 5일 뒤 최고 응찰 금액을 전달 받는다. 그리고 3일 동안 고심해 오는 9일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박병호가 마침내 문을 연다. 그리고 그 앞에는 길이 펼쳐져 있다. 그 길은 끝이 있다. 그 끝에서 두 팔 벌려 웃을 날을 떠올리며 이제부터 한 걸음씩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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