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서민교 기자]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한국과 일본 무대를 넘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제패한 뒤 어릴 적 꿈이었던 메이저리그를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이대호는 3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전격 선언했다.
이날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을 위해 미리 준비해온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다. 큰 무대에서도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던 이대호의 모습이 아니었다. 떨리는 음성으로 몇 차례 더듬기도 했다. 오랜 꿈을 위한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 그는 설레고 있었다.
↑ 3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스프트뱅크 이대호 귀국 및 향후 거취관련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가대표팀 이대호가 기자회견에서 둘째 소식 언급에 아빠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
이어 이대호는 “일본 타국에서도 외국인 선수로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했고 이 자리에 왔다.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하며 우승 반지를 얻고 MVP까지 받아 기쁘다. 남부럽지 않은 야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을 발표하는 순간 목소리에 강한 힘이 있었다. 이대호는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마지막 열정을 꿈 꿀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올해가 아니면 정말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성사시키려고 한다”며 설레는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있었다. 그는 “난 야구선수로서, 가장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너무 행복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내 의지와 도전을 선언한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왔다. 최선을 다해 내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 리그를 평정하며 쌓은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이대호는 “일본은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초구부터 포크볼을 많이 던지는 리그다. 그래서 많이 참으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승부를 하는 야구를 한다”며 “신인의 자세로 다시 돌아가 야구를 다시 배우면서 한다는 생각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이대호는 동갑내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떠올리며 “추신수는 어릴 적부터 봐오면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나도 한국과 일본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한국과 일본에서 배운 야구를 미국에서도 펼쳐 보고 싶다”고 자신 있게 외쳤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 그는 이미 보장된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어린 시절 꿈을 위해 도전을 택했다. 그 도전에는 설렘이 있었고, 또 자신감이 있었다. 오랜 시간 마음 속으로 준비를 했던 일이었기에 그 가치는 더했다.
이대호는 “프로는 돈으로 인정을 받는 곳이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으로 뛰겠지만, 내 어릴 적 꿈이기 때문에 꼭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 3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스프트뱅크 이대호 귀국 및 향후 거취관련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가대표팀 이대호가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를 밝히고 있다. 사진(서울)=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