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서 만나는 야구 선수들은 과연 KBO 최고의 선수들답게 대부분 스스로의 몸을 만들고 관리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롯데 손아섭(27) 역시 자신만의 방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시즌 중 주당 약 2~3회 정도의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상·하체를 구분해 꼼꼼하게 운동하지만, 트레이닝 강도는 너무 세지 않도록 조절한다고. 즉 동계훈련 때 웨이트트레이닝의 강도를 강하게 올리고, 시즌 중에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유지하는 트레이닝 테마를 갖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체구의 손아섭이 강한 파워를 낼 수 있는 요인은 바로 체계적인 트레이닝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
↑ 롯데 손아섭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꼼꼼하게 몸 상태를 체크하고 준비운동에 공을 들이는 좋은 트레이닝 습관을 갖고 있다. 사진(고척돔)=옥영화 기자 |
일본 프로야구에는 운동장에 나오기 전 선수들이 항상 트레이너실에 들러 몸 상태를 체크받고 필요한 조언을 받도록 규칙으로 정한 구단들도 있다. 선수가 스스로의 몸 상태를 잘 알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몸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판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과 관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아섭은 준비운동(warm up)을 하는 동안 스트레칭과 동작에 집중한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몸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교정하는 동작들을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선수들 중에는 준비운동을 조금 가볍게 생각해서 소홀한 동작으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보통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들을 보면 기본적인 달리기 동작부터 매우 좋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달리는 동작과 야구 기술 동작의 숙련도가 거의 비슷한 페이스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달리기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운동에서 부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야수들은 기술훈련을 마치고 러닝을 하러 온다. 아무래도 많은 선수들이 조금 지쳐서 오게 된다. 기술훈련 중 집중해서 치고, 던지고, 받고 베이스러닝을 한 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피곤한 상태에서도 손아섭은 러닝을 시작하면 또 다시 집중하면서 빠르게 단거리 달리기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야수에게 순발력이란 배팅과 베이스러닝, 수비에서 고루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몸에 부상이 없는 한 최고의 속도를 내서 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손아섭은 러닝시 전력 질주의 원칙을 매우 잘 지키고 있었다.
선수는 언제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만, 때론 운동의 테마를 잡아서 체력 조절과 안배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트레이너실을 찾은 대표팀의 터줏대감 투수 정대현은 “선수의 몸은 휴대폰의 배터리 같아서 너무 많이 사용하면 오래 쓰지 못 한다”는 말을 했다. 베테랑의 연륜이 느껴지는 조언이었다.
언제나 의욕이 넘치는 손아섭이 오랜 기간 좋은 선수로 남기 위해서 늘 기억해야 할 부분일 수 있다. 과도한 훈련은 자칫 부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프리미어12’ 대표팀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