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고양 오리온은 올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시즌 19경기에서 16승을 거두는 동안 단 3번밖에 지지 않았다. 2위 울산 모비스와도 3.5경기차. 압도적인 전력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런데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만난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만족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두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첫 번째 우려는 오리온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높이. 추 감독은 “오늘 경기는 제공권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장재석이 복귀하면 이승현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높이 활용이 가능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석은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으로 2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다음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 고양 오리온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의 골밑슛. 사진=MK스포츠 DB |
추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될 뻔했다. 경기 내내 SK를 상대로 고전했다.
오리온은 SK의 제공권에 밀렸다. SK는 데이비드 사이먼이 골밑을 장악하며 든든하게 지켰다. 신장과 힘에서 앞서는 사이먼을 이승현이 막기는 버거웠다. 오리온은 전반을 45-42로 앞섰다. 하지만 2점슛 성공률은 39%(9/23개)에 그쳤고 3점슛 7개가 터지면서 간신히 앞섰다. 반면 SK는 골밑을 집중 공략해 차근차근 추격했다. SK의 주득점은 사이먼과 김민수였다.
결국 오리온은 후반 들어 SK에 역전을 허용했다. 3쿼터는 SK 드워릭 스펜서가 17득점을 몰아친 원맨쇼였다. 압박수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신들린 듯 3점슛 5개를 폭발시켰다. 성공률 100%. 리바운드를 책임져 줄 사이먼이 골밑에서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감이었다. 사이먼도 9점을 보태 74-69로 뒤집었다.
하지만 오리온에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1·2라운드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헤인즈가 있었다.
헤인즈는 3쿼터까지 17점에 그쳤다. 득점 욕심을 내지 않고 동료를 봤다. 9리바운드에 7개의 어시스트를 더했다. 마지막 4쿼터 팀이 위기에 몰리자 다시 득점 본능이 살아났다. 헤인즈는 4쿼터에만 10점을 집중시키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호빈의 3점슛으로 81-79 역전에 성공한 오리온은 막강한 공격력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헤인즈는 이날 27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 4블록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 작성에 어시스트 1개가 부족했다. MVP다운 엄청난 활약이었다. 오리온은 99-90으로 SK를 꺾고
한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를 66-59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모비스전 홈경기 8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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