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대만 타이중, 한국야구는 최근 우승의 환희를 만끽했다. 2015년 9월 10일, 한국은 제27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1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67일 만에 다시 찾은 타이중에서 한국은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약속의 땅’일지 모른다. 하지만 타이중은 악몽이 많은 장소였다. 이를 씻은 하루였다.
2013년 3월 5일,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탈구장의 풍경은 이상했다. ‘승자’ 한국은 고개를 숙였고, ‘패자’ 대만은 두 팔을 들며 기뻐했다. 한국은 8회 터진 강정호의 역전 홈런에 힘입어 대만을 3-2로 이겼으나 대만, 네덜란드에게 득실차로 밀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서 탈락했다.
충격이었다. 한국은 2009년 대회의 준우승국이었다. 첫 판에서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던 걸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미국(3라운드)은커녕 일본(2라운드) 땅은 밟지도 못했다. 이 대회가 프로 선수들이 총 집합해 타이중에서 치른 마지막 국제대회였다.
↑ 한국은 2013년 3월 5일 대만 타이중에서 2013 WBC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2015년 11월 16일, 한국은 프리미어12 준결승 진출을 이뤘다. 사진(대만 타이중)=천정환 기자 |
뜻밖의 타이중행, 달갑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악몽을 지울 기회이기도 했다. 그 씁쓸함을 잊지 않은 선수들은 2년 전과 달랐다. 이를 악물었다.
2년 전 3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던 장원준은 180도 달랐다. 4회까지는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진짜 에이스’ 급 투구였다. 정근우와 김현수, 이대호도 결정적인 적시타를 때리며 2년 전의 아픔을 씻었다. 타선도 함께 폭발하며 13안타 7득점으로 시원한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2년 전보다 더 단단했다. 투타 조화를 이루며 흔들리지 않았다. 짜임새까지 갖췄다. 실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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