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도쿄대첩의 날이 밝았다.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발만 헛디뎌도 바로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빈틈을 노려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리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개최국 일본과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영봉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회 두 번째 만남. 한국은 설욕전을 위해 벼르고 있다.
↑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반면 한국은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거들이 제외된 가운데 오승환, 윤석민, 양현종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도 억대 원정도박 혐의로 갑작스럽게 대표팀에서 이탈했다. 이대호와 양의지, 우규민, 김상수 등은 부상을 안고 투혼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일전 앞에서는 이유도 핑계도 댈 수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숙명의 라이벌전이다. 필사즉생의 각오만 있을 뿐이다.
일본은 강력한 투수진이 최대 강점이다. 그렇다고 방망이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괴물 투수 오오타니 쇼헤이를 선발로 내세웠다. 한국전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의 괴력을 선보인 투수다. 한국 타선은 163㎞의 강속구와 147㎞의 포크볼에 농락을 당했다. 일본은 사실상 결승전인 한국전에 총력전을 선언한 상태다.
한국은 반드시 해야 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아야 하고, 단 하나의 실수도 나와서는 안 된다.
한·일전에서는 대량 득점이 나오기 힘들다. 경기 초반 일본 마운드를 흔들지 못하면 불리하다. 오오타니도 완벽한 투수는 아니다. 제구력에 기복이 있다. 흐름이 왔을 때 물고 늘어지지 않으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잡기 힘든 찬스를 살려야 승산이 있다.
한국은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은이 선발로 나선다. 이대은도 155㎞의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 타선을 잠재울 준비를 마쳤다. 첫 태극마크를 단 이대은의 컨디션은 좋다. 구위도 시즌 때보다 더 올라간 상태다.
하지만 이대은이 9이닝을 모두 책임지긴 힘들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한 번 흔들리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누가 먼저 홈런을 터뜨리느냐도 변수다. 도쿄돔에서는 한 방에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이대은을 위해 야수들의 지원 사격이 절실하다. 경기 초반부터 선취 득점이 나오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단 수비부터 다져야 한다. 야수들의 작은 실수 하나도 치명적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어떤 경기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
한국은 개막전 패배 이후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안정적인 선발진에 든든한 불펜진이 뒷문에 버티고 있다. 들쭉날쭉한 일정 탓에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고 있지만, 도쿄돔에 태극기를 꽂기 위해 일본전 두 번의 패배는 없다는 각오다.
↑ 경기를 앞둔 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가 후배들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