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참가가 좌절되어 낙담한 것이 불과 1년 전 여름이다. 그러나 시련을 이겨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격수 아르템 쥬바(27·러시아)는 한층 강해졌다.
쥬바는 25일 발렌시아 CF와의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홈경기(2-0승)에서 중앙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1골 1도움으로 팀 모든 득점에 관여하며 제니트의 대승을 이끌었다.
2007-08 UEFA컵 우승팀 제니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5전 5승 득실차 +8 승점 15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3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에도 조별리그에서 거침없는 경기력이 이어진다. 5경기 5골 2도움의 쥬바는 제니트 챔피언스리그 16강 1등 공신으로 손색이 없다. 경기당 75.0분 및 90분당 공격포인트 1.68로 출전시간 대비 활약이 매우 빼어나다.
러시아는 한국의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1-1무) 상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쥬바는 2013-14 러시아 1부리그 28경기 17골 6도움으로 득점 공동 2위이자 러시아인 최다득점자였음에도 월드컵 23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 쥬바(오른쪽)가 로스토프 시절인 2013년 10월 훈련에서 유병수(왼쪽)를 상대하고 있다. 사진=로스토프 공식홈페이지 |
2013-14시즌 쥬바는 전 국가대표 공격수 유병수(27)와 함께 FC 로스토프 소속이었다. 유병수는 2010년 K리그 28경기 22골로 득점왕에 올랐음에도 그해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로스토프 중앙공격수 서열 1~2위가 4년 간격으로 월드컵에서 아픔을 겪은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 이후 쥬바와 유병수의 행보는 ‘동병상련’ 경험자라는 이유로 같이 묶기 민망할 정도로 다르다. 유병수가 로스토프 통산 31경기 3골 1도움 및 경기당 23.9분으로 여전히 중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쥬바는 로스토프 43경기 20골 7도움 이후 제니트에 입단하여 24경기 15골 4도움으
쥬바의 절치부심은 프로축구에 한정되지 않는다. 국가대표팀에서는 더욱 대단하다. 2016 유럽축구연맹선수권대회(유로 2016) 예선 G조 8경기 8골 4도움으로 그야말로 상대에 맹폭을 가했다. 브라질월드컵 탈락으로 얼마나 와신상담했는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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