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는 잡고 싶어했고, 이범호(34)도 남고 싶어했다. 그러나 6일의 시간 동안 진척된 건 없었다. 이제 만 하루의 시간만이 남았다.
KIA는 27일까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이범호와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까지 마치며 이제 FA 협상에 집중할 상황이었다. 27일 저녁 광주에서 이범호와 만나 의견을 조율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KIA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이범호와 교감을 나눴다.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개인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올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 28홈런 79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커리어 하이. 특히, 주장을 맡으면서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 이범호도 KIA에 잔류하고 싶은 뜻을 피력했다.
때문에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국 원 소속구단과 협상 마지막 날까지 끌고 가게 됐다. KIA는 지난 25일 이범호를 만나 구단의 입장을 전달했다. 조건도 제시했다. 이범호도 개인 의사를 전달했다. 서로의 입장은 확인했다. 그리고 이틀 뒤 다시 만나 ‘다른’ 조건을 주고받았다.
↑ KIA는 FA 이범호와 28일 세 번째 협상테이블을 가진다. 사진=MK스포츠 DB |
KIA와 이범호는 28일 최종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세 번째 협상마저 그르칠 경우, 이범호는 시장에 나가 ‘객관적’이면서 ‘냉정한’ 평가를 기다린다. 그리고 KIA는 3년 연속 집토끼를 잡는데 실패하는 셈이고.
KIA와 이범호가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이견이 나는지 밝혀지진 않았다. 이범호의 올해 연봉은 4억원이었다. 몸값도 중요하겠으나 내년이면 35세가 되는 이범호다. 베테랑 FA와 협상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계약기간이다. 이범호는 오랫동안 KIA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다.
KIA의 FA 협상은 다른 구단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꼭 같지도 않다. 기본적으로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다. KIA와 이범호는 일찌감치 그 뜻을 같이 했다. ‘차분한’ 협상이다. 마감이 임박했으나 마냥 서두르진 않는다. “차분하게 하자”는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의 역할을 중요시 여긴다. 이범호는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 ‘붙잡겠다’는 의지는 강하다. 가급적 ‘남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시간은 촉박하나 협상테이블의 온도는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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