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정상호(33‧LG)가 LG 트윈스와 외부 자유계약선수(FA) 1호 계약을 맺었다. 엄청난 규모의 계약은 아니지만 신속하게 이뤄진 다년 계약. 최근 수년간 이어진 포수 품귀 현상을 반영하듯 안방마님의 가치는 여전했다.
LG는 29일 FA 정상호와 4년간 총액 32억원(옵션 2억 포함)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정상호는 개인 통산 12시즌 동안 86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5리 68홈런 300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포수다. 올 시즌에는 SK에서 포수로 활약하며 113경기 타율 2할5푼4리 12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정상호는 통산 68홈런을 기록했다. 두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시즌도 세 차례 있다. 통산 장타율도 4할1푼7리로 포수 중에서는 준수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산 타율이 2할5푼4리, 출루율이 3할2푼1리에 불과한 정상호는 공격 기여도가 큰 ‘타자’는 아니다. 정확도 면에서는 분명 약점이 있다.
↑ 사진=MK스포츠 DB |
내구성에서도 물음표가 있다. 1군에서 뛴 12시즌 동안 정상호는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4차례에 불과하다. 주전경쟁에서 밀린 경우가 많았지만 잔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시즌도 꽤 된다. 특히 최근 4년간은 최소 176타석, 최대 279타석에 그치는 등 완벽한 주전 멤버가 아니었다.
결국 LG는 수비에서의 ‘포수’ 정상호에게 더 많은 비중을 실어 거액을 투자한 셈이다. LG는 “정상호 영입을 통해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됐던 포수 자원을 보강하게 돼 내년 시즌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정상호를 영입하면서 안방을 확실히 두텁게 했다. 정상호 개인적으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과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실제로 안정적인 정상호의 수비 능력과 경험 등은 LG외 타구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SK왕조 시절부터 기여했던 멤버로 큰 경기 경험, 단기전, 다양한 투수 운용 등에 두루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가 매겨진 부분이다.
수비에서의 기여도는 쉽게 수치로 매기기 어렵다. 세이버매트릭션으로 대표되는 통계상의 평가와 현장의 평가 또한 그 차이가 있다. 그런 눈에 확연히 보이지 않는 가치를 LG는 높게 평가한 셈이다.
이는 결국 최근 포수 품귀현상과도 맞물린다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