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 달 29일 미네소타로의 출국을 앞두고 “에이전트에게 미네소타의 제시 금액을 들었다. 언론 보도보다는 적다”고 말했다. 그리고 출국한 지 3일 만에 빅리거가 되는데 성공했다. 미네소타는 2일(한국시간) “박병호가 4년간 1200만 달러, 5년째 옵션 포함 18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했다는 기쁨도 잠시, 예상보다 적은 연봉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현지 언론에서는 2000만 달러는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와의 단독 협상권을 얻기 위해 포스팅(비공식 경쟁입찰) 비용 1285만 달러를 썼다.
↑ 박병호. 사진=MK스포츠 DB |
물론 박병호의 연봉은 중요했다. 선수로서의 가치는 물론 향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후배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연봉보다 빅리거로서의 기회를 선택했다. 그는 출국에 앞서 “정해놓은 금액은 없다. 금액보다는 출전기회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박병호는 출전 기회는 보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는 이날 계약 직후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 올리는 등 기대를 나타냈다. 올 시즌 초 선발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강정호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제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연봉은 비록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좋다.
박병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거가 된 세 번째 사례를 만들었다. 또한 박병호의 포스팅 응찰액인 1285만 달러는 아시아 출신 야수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박병호의 바라보는 눈들이 많다.
넥센에서는 1루수 보장을 받았지만 미네소타에서는 새로운 경쟁에도 나서야 한다. 경쟁 상대인 조 마우어(32)는 아메리칸리그 실버슬러거 5차례, 올스타 6차례, MVP 한 차례 꼽힌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최근 2년간 부진했지만 쉽게 넘볼 수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박병호는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라는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동시에 향후 메이저리그를 도전하는 후배들의 도전 길 역시 지켜야 하는 임무가 있다. 박병호 역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관심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실력도 있었지만 강정호의 성공사례가 있었던 덕분이다.
박병호는 이제 새로운 문화와 환경 속에서 낯선 투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지난 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홈런 40개를 때린 강정호의 미국 무대 첫 홈런은 개막 약 한 달 뒤에 나왔다.
물론 강정호는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만큼 적응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모든 계약을 마친 만큼 박병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 박병호가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사진=미네소타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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