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돌부처’ 오승환(33)의 겨울이 험난하다.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론 일본 한신 타이거즈 잔류에도 찬바람이 불게 됐다. 하지만 거취도 문제지만 건실한 이미지에 블론세이브를 남기게 된 것이 치명타다.
검찰이 오승환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비공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국내 한 매체는 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검찰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도박 운영업자 이모(39·구속 기소)씨로부터 오승환이 마카오 카지노에서 억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만루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 고개 숙인 오승환의 모습은 낯설기만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겨울 거취문제가 큰 화두인 오승환에게 검찰 소환은 큰 암초나 마찬가지다. 오승환은 한신과 2년 계약이 끝나 재계약 여부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오승환은 6일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검찰 소환 소식이 들리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예상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오승환에게 뜨거운 구애를 펼치고 있는 한신의 입장 변화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앞서 일본 언론이 오승환의 도박 연루 보도를 앞 다퉈 다룰 때 다카노 한신 본부장은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도 7일 오승환의 검찰 소환 소식을 전하며 “오승환의 잔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신에 격진이 일어났다”고 재빠르게 보도하기도 했다. 자칫하면 선수생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기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오승환이 입은 가장 큰 마이너스는 이미지 하락이다. 277세이브로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세이브 기록을 가지고 있는 오승환은 성실함의 상징이었다. 대학 입학 후 당시 만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힘든 재활을 거쳐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던 일화는 널리 알려진 사실. 프로에서도 어깨부상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2011년 한 시즌 아시아최다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팬들은 조용하고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은 무표정한 오승환의 이미지에 ‘끝판왕’, ‘돌부처’ 등의 별명을 붙이는 등 애정을 보여 왔다.
오승환은 일본에 진출해서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성공시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원정도박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그는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는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말았다. 끝판왕이라는 별명처럼 안정적인 마무리를 펼쳤던 그의 신뢰는 도박으로 금이 가고 있다. 한 일본야구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오승환의 이미지는 좋았다. 한신 구단 동료
한편 오승환 측은 검찰에 신속한 사건 처리를 요청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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