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12월은 바야흐로 시상식의 시즌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한 해를 결산하며 시상식을 개최한다. KBO 리그에도 큰 규모의 시상식이 줄지어 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영예로운 상을 받아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팬들에게는 평소 유니폼 차림으로만 접했던 선수들이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카스포인트 어워즈’에도 올 시즌 최고 스타들이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멀끔한 정장 차림으로 찾았다. 단 4명의 선수만 제외하고. 심우준, 엄상백(이상 kt), 김대륙(롯데), 박찬호(KIA)는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이들은 청자켓-청바지로 이어지는 다소 난해한 ‘청청패션’을 한 채 시상식을 준비했다. 최고 인기드라마인 ‘응답하라 1988’의 ‘1988년 스타일’이었다.
↑ kt 신인 심우준(가운데)이 지난 7일 열린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서울)=곽혜미 기자 |
무대를 마치고 kt의 신인 유격수 심우준(20)은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다. 평소 워낙 뻣뻣해서 춤을 잘 못 추지만, 좋은 날 특별한 자리에 초대된 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곁들였다. “연습실 거울을 보면서 춤을 추는데 로봇 같았다”면서 많은 팬들 앞에서 춤을 춘 경험이 있어 그나마 잘 춘다는 박찬호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공연 일정까지 연말 행사를 모두 마친 심우준은 이제 본격적으로 운동에 돌입한다. 우선과제는 역시 증량. “야구하는 것보다 더 스트레스다. 그래도 일단 해봐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신인에게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비시즌 운동이다. 마무리캠프 때도 스케줄을 따라가기 벅찼던 터라 체력 향상에 대한 소망은 더욱 커졌다.
심우준은 시즌을 마친 뒤 자신의 기록을 유심히 살폈다. 그가 느낀 감정은 ‘답이 없다’는 것. “사실 기록을 보기 전까지는 스스로 열심히 했다, 1군에서 잘 버텼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기록을 보니 답이 없더라. 답답하고 많이
이제 프로에 첫 발을 내밀었을 뿐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멀고 많이 남아있다. 심우준은 이날 새로운 목표를 하나 만들었다. 차근차근 올라가서 몇 년 후가 됐든 다음 시상식에는 수상자로 참석하겠다는. “실력으로 팬들 앞에 존재를 키워내겠다”는 각오는 여느 때보다 더욱 진정성 있게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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