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9일은 2015년의 남은 23번째 날이다. 23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 두산의 허경민에게 2015년은 매우 특별한 한 해다. 사진=MK스포츠 DB |
1년 전까지만 해도 허경민(25·두산)이라는 선수를 아는 이가 얼마나 됐을까. 일찍 군 복무(경찰)를 마치고 돌아와 점차 출전 기회를 늘려갔으나, ‘전국구’ 지명도는 떨어졌다. 팀 내 입지도 확고하지 않아 포지션도 자주 바뀌었다.
하지만 이제 허경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2015년은 그에게 ‘특별한 한 해’다. 어렵게 기회를 부여잡은 그는 풀타임 주전선수로 도약했다. 두산의 ‘핫 코너’(3루)를 책임졌다. 117경기에 나가 타율 0.317 128안타 41타점 64득점을 기록했다. 모든 면에서 커리어 하이.
허경민은 동갑내기인 정수빈(두산), 김상수(삼성), 안치홍(상무)과 절친하다. 출신 학교는 저마다 다르나 청소년대표팀에서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눴다. 허경민은 이들과 비교해 자신이 ‘4등’이라고 표현했다. 허경민은 “그렇지만 그 뒤를 쫓아가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 달리기 속도는 가을이 되면서 매우 빨라졌다. ‘미라클 두산’이 14년 만에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허경민이 ‘스타’가 되는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동안 포스트시즌은 그의 무대가 아니었다. 14경기를 뛰었으나 주로 교체 출전이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세 번째 가을야구는 달랐다. 허경민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33(15타수 8안타)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는 허경민의 포스트시즌 활약 예고편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안타 6개(타율 0.300)를 치며 정수빈과 테이블세터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계대상 1순위. 그러나 주의를 해도 허경민의 물 오른 타격감을 막지 못했다.
지난 10월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더니 이튿날 2차전에도 안타 2개 때렸다. 안타 제조기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안타 기록 경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최소 3경기가 남은 가운데 안타 2개만 더 추가하면,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게 됐다.
허경민의 안타 행진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 10월 29일 3차전서 첫 타석에 안타를 때려 2001년 안경현(당시 두산), 2009년 박정권(SK), 2011년 정근우(당시 SK)의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30일 4차전에도 1회 첫 타석 내야안타로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더니 5회 포스트시즌 23번째 안타까지 날렸다. 이 안타는 민병헌의 결승타의 발판이 됐으며, 4차전까지 승리한 두산은 5차전에서 13-2 대승을 거두며 삼성을 꺾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허경민은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실력도 인정받았다. 박석민(NC)의 대체 선수로 국가대표로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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