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다. 1996-97시즌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빅4’를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또 하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통과. 현행 32강 조별리그-16강 토너먼트의 체제가 갖춰진 2003-04시즌 이후 아스널의 16강행은 100% 확률이었다.
그것이 불변의 진리였다. 하지만 그 진리가 마침내 깨질지 모른다. 아스널은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에 올라있는 반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게다가 악몽의 그리스 원정길이다. 10일 오전 4시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타디오 게오르기오스 카라이스카키스에서 열리는 올림피아코스전(프로토 승부식 96회차 대상경기),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아스널의 운명이 결정된다.
↑ 아스널은 10일(한국시간) 올림피아코스를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를 수 있다. 사진(英 런던)=ⓒAFPBBNews = News1 |
아스널에게 절대 불리한 상황이다. 초반 디나모 자그레브(원정), 올림피아코스(홈)에게 잇달아 패한 게 부메랑이 됐다. 2승 3패(승점 6점)를 기록한 아스널은 16강 진출 확률보다 조별리그 탈락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마지노선인 2위 올림피아코스(3승 2패·승점 9점)와 승점 3점 차. 이번 맞대결 승리 시 동률이 된다. 하지만 지난 9월 30일 2-3으로 졌던 터라, 3-2 이상의 1골 차 승리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2골 차 승리를 거둬야 한다. 미션 난이도 상승.
게다가 아스널이 가장 여행가기 싫어하는 곳이 그리스다. 역대 유럽 클럽 대항전 그리스 원정길에서 2승 1무 8패를 기록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다. 그 승리도 1981년과 1998년에 거둔 것으로 17년 동안 그리스 원정 승리가 없다. 최근 그리스 원정 8경기 연속 무승(1무 7패).
↑ 올림피아코스는 아스널과 역대 전적에서 4승 3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 번의 홈경기를 모두 이겼다. 사진(英) 런던=ⓒAFPBBNews = News1 |
올림피아코스는 아스널의 천적이다. 역대 전적에서 4승 3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3승을 홈에서 거뒀다. 즉, 아스널은 올림피아코스를 적지에서 이기기는커녕 단 한 번도 비긴 적이 없다. 그 어떤 그리스 팀보다도 만나기 싫은 게 올림피아코스다.
항변하고 싶을 건 있을 터. 아스널이 세 차례 올림피아코스 원정을 떠난 시점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그리고 아스널은 세 번 모두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었다(두 번은 조 1위 확정). 올림피아코스 원정에 100% 힘을 기울일 필요성은 없었다.
공교롭게 이번에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다. 상황은 역전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올림피아코스가 아니라 아스
그런데 이 올림피아코스가 만만치 않다. 그리스 수퍼리그 최강 팀이다. 올 시즌 12경기를 치러 전승을 거뒀다. 35득점 8실점으로 압도적인 페이스다. 지금껏 그들에게 패배를 알려준 건 바이에른 뮌헨(0-3, 0-4)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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