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
도심에서 바쁜 일상에 치이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하얀 모래사장 위에 누워 바라보는 눈부시게 파란 바다를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 해가 진 뒤 해변 전체가 음악이 흐르는 각양각색의 파티장으로 변한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만 반전이 있는 게 아니다. 필리핀 파나이섬 북서쪽에 떠있는 길이 12km의 작은 섬, 보라카이의 낮과 밤을 만나면 그 상반된 매력에 분명 빠져들 것이다.
보라카이의 24시간은 한시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볼거리 먹거리 챙기느라 바쁜 관광은 잊어도 좋다.
4㎞에 달하는 ‘화이트 비치’ 앞에서 할 일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다. 망고쉐이크를 옆에 두고 그저 해변에 누워 햇빛을 쬐다 지루할 쯤 바다로 풍덩 뛰어들면 그만.
해변이 32개나 되는 보라카이에서도 화이트 비치는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세계 3대 해변으로 손꼽히는 이 곳의 에메랄드빛 바닷물은 흰 모래가 그대로 들여다 보일만큼 맑고 깨끗하다.
발끝에 맞닿은 바다부터 저 멀리 수평선을 지나 하늘까지 시선을 옮기다 보면 푸른색의 종류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
아름다운 풍광을 실컷 즐겼다면 그 다음은 마사지를 받을 차례.
입자 고운 산호가루를 툭툭 털어내고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해변가 곳곳에 늘어선 마사지샵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1시간동안 호사를 누리고 나면 보라카이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수 없다.
◆ 투명한 바다에서 즐기는 다양한 놀이
보라카이의 바다는 파도가 거세지 않아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적합하다.
호핑투어는 보라카이에서의 대표적인 액티비티. 배를 타고 섬 주변을 둘러본 뒤 포인트에 도착하면 바다 속 열대어와 산호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노을이 질 무렵에는 필리핀 전통 배인 방카를 타고 석양을 즐기는 선셋세일링을 추천한다. 성인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을만큼 폭이 좁고 앞뒤로 긴 배는 엔진이 없고 오로지 바람의 방향을 이용해 움직인다. 배 양옆으로 길다랗게 뻗은 날개에는 성긴 그물이 뼈대를 감싸고 있어 그 위에 일렬로 앉아 항해를 즐길 수 있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잔잔한 바다를 유유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 새 수평선 위로 해가 서서히 떨어지며 그림같은 낙조를 선사한다. 하나 둘 노란 조명을 켜고 밤을 준비하는 보라카이 해변가 식당들도 바다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
◆ 별이 빛나고 음악이 흐르는 밤바다
환상적인 경관으로 유혹하던 보라카이에 해가 지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해변에 일렬로 늘어선 리조트와 레스토랑에선 밤마다 셰프들의 단체공연, 라이브 연주, 불쇼 등 흥겨운 볼 거리가 넘쳐난다. 음악이 흐르는 모래사장에 앉아 밤바다를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밤이 깊어지면 어느 새 클럽으로 변신한 술집에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이 신나게 춤을 춘다. 바다에 취해 누구와도 금세 친해질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볼 것. 참고로 보라카이는 필리핀에서도 치안이 좋은 편이다.
▶▶ 보라카이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1. 보라카이 여행의 최적기는 = 한국 계절로 12월부터 5월 사이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 쾌적한 날씨를 만끽할 수 있다.
2. 가려면 = 필리핀 최대항공사인 세부퍼시픽 항공은 한국에서 주
* 취재협조 = 세부퍼시픽 항공(www.flyphil.com)
[보라카이 =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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